[일상스케치] CES 2017 DAY #3

미국시간 2017.01.06 14:00 pm - 20:00 pm

전날의 여파로 모두가 늦잠을 잤다. 그나마 S만 일찍 일어났다. S가 네 번 Y와 J를 깨웠지만 그들은 너무 깊이 잠든 상태였다. TKS가 먼저 CES를 구경하로 떠났다. S는 먼저 간다고 일어나면 연락 달라는 라인 메시지를 남기고 떠났다. Y와 J가 그것을 본 것은 오후가 되어서였다.

오후에 일어난 Y와 J는 어짜피 늦었다는 생각에 급하게 굴지는 않았다. 씻고 준비한 다음 1층에서 아점으로 라면을 먹기로 했다. 컵라면이 없어 끓인 라면 두개를 했다. 계란도 있어 두 개를 넣었다. 햇반도 두 개 데우고, 김과 참지를 꺼냈다. Y는 차려진 한 상을 보면서 여기가 베가스인지 판교인지 알기가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라면을 먹고 J가 우버를 불렀다. 도착한다고 해서 밖에서 기다렸는데 기사가 취소를 해버렸다. 다시 부른 사이 가스 아저씨가 와서 그 집 가스 미터기를 보여줄 수 있냐는 말을 건낸다. 대략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그에게 우리 상황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았다. 버벅대는 영어로 힘들게 이것 저것 이야기한다. 결국 그는 포기하고 돌아간다. 조금 있다 우버가 도착했고, 그걸 타고 컨벤션 센터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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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어제 아껴 놓았던 사우스 관

이미 너무 늦었기 때문에 사우스 관을 다 보기는 힘들어 보였다. 그래서 애초에 다 보는 것은 포기하고 볼 수 있는 만큼만 보겠다는 생각으로 돌아 다녔다. DJI 부스가 컸다. 드론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중국 회사. 하지만 부스가 크게 감흥은 없었다. 그저 접어지는 들고다니기 편한 드론이 있다는 정도? 그렇게 부스를 보다가 M을 만났다. M을 만나 조금 더 구경을 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M은 DJI 보다 달걀 모얌으로 생긴 드론 팜플렛을 보여주며 이게 더 인상 깊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 이야기를 했는데 정말 황당했다. 그가 타고오는 모노레일의 같은 칸을 T와 K와 S가 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만나도 어떻게 그렇게 만나냐며 너스레를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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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DJI의 접히는 드론. 접어서 들고다니기가 편하다.

J와 M과 Y가 기다리고 있는 장소는 어제 그곳이다. 버스정류장 벤치. J가 라인으로 위치를 보낸다. 조금 있다 S가 도착했다. K와 T를 물으니 중간에 헤어져서 모르겠다고 한다. 조금 있다 메시지가 하나 더 왔다. KT는 샤오미 부스에 있는데 조금 더 보다가 이동하겠다는 내용이다. JYMS는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한다. 어제와 다르게 너무나 사람이 많고 줄은 개미가 기어가는 속도로 줄어들었다. 마칠 시간에 사람이 몰려서 그런 것 같다. 힘들게 들어가서 그들이 내린 곳은 센터에서 한 정거장 옆에 있는 LINQ 역이었다. Y는 이상한 생각이 든다. LINQ 호텔인데 자꾸 프로그래밍 할 때 만난 LINQ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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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LINQ 역과 카지노 입구 사이에 있던 NOOK, 나름 단열처리된 컵이다.

LINQ 역에 내려서 호텔로 이동하는 연결 지점에 있는 NOOK 커피숍에 잠시 앉는다. 아메리카노를 시킨다. 그즈음 KT도 나왔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JYMS가 있는 곳은 로밍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 지점이다. J가 멀리 돌아가서 인터넷 되는 곳에서 NOOK 커피숍 위치를 알려주고 돌아온다. 커피 잔에 두르는 골판지를 가지러 갔던 M이 돌아오면서 커피잔이 특수 처리돼서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래서 미국 촌놈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수줍어 한다. 그제서야 J, Y, S도 커피잔을 다시 만져본다. 잔이 이중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공기가 들어가 있다. 어떤게 효과적인지는 모르겠지만 Y는 골판지 만큼 그 이중 공기 단열이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잠시후 KT가 도착했다. 똑같이 커피를 시킨다. 둘러앉아 남은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J와 M이 베가스에 왔으니 카지노를 한 번 하고 가자고 한다. Y도 그러자고 한다. 하지만 KTS는 신통찮은 분위기다. 마지못해 동의해서 차가 있는 플라밍고 근처에서 카지노를 하기로 한다. 그렇게 플라밍고에 도착할 무렵 K는 T와 S에게 대관람차를 타자는 제안을 한다. 그리고 JYM에게는 카지노를 하고 만나자고 제안한다. JYM도 동의한다. J, Y, M은 플라밍고 카지노로 들어갔다. J가 카지노로 들어가며 우리만 노름꾼이 된 것 같다는 불평을 한다. 잠시 방황하다 빈 자리가 있는 룰렛 테이블에 앉았다. 각자 100불씩 칩을 바꾸고 플레이를 한다. 모두가 처음이기에 베팅 실수가 조금 발생한다. 특히 Y가 딜러의 잔소리를 많이 듣는다. 3번 정도 실수 후에 룰을 완전히 알 수 있었다. 룰렛의 인과 아웃이 있는데 인은 개별 숫자가 있는 곳에 베팅을 아웃은 숫자 덩어리에 (홀짝 같은) 베팅을 하는 것이었다. 인, 아웃은 각각 최소 베팅 금액이 10불이었다. 인에서는 10불을 나눠서 여러개의 숫자에 걸 수 있고, 아웃은 무조건 한 칸에 10불 이상을 걸어야 했다. 이게 룰의 전부였다. 물론 걸쳐서 놓는 것들도 있었는데 그런 고급 베팅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다 초보였기 때문이다.

크게 JYM의 전략은 세가지로 나뉘었다. J는 매턴 10불울 두개씩 쪼개어 다섯 군데의 개별 숫자에 걸었다. 이렇게 하다 하나가 걸리면 35배를 받게 된다. 즉 5군데 중에 한 곳이 맞으면 72불을 받게 된다. 10불얼 베팅했으니 이득이 62불이 된다. 베팅에 실패하면 10불을 잃는다. 가능성은 룰렛 숫자가 38개라 5/38이다. Y는 어제 본 사람과 유사한 전략을 택했다. 아웃의 세 덩어리로 나뉜 지점의 두 곳에 10불씩 베팅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한 곳이 걸리면 3배인 30분을 준다. 베팅하지 않은 곳이 걸리면 20불을 잃는다. 당첨 확률은 24/38이다. M은 무작위 전략을 썼다. 홀짝에도 걸었다가, 검빨에도 걸었다가 개별 숫자에도 걸었다.

생각보다 그 과정은 단순했다. Y는 처음에는 20불씩 거는 것에 약간 긴장했으나 몇 턴이 지나서는 더이상 돈을 의식하지 않았다. 그저 장난감 칩을 가지고 논다는 생각이었다. 의외로 J가 잘 맞춘다. M은 어떻게 맞추냐며 부러워한다. 그의 칩이 가장 빠른 속도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Y의 베팅은 큰 이득도 없지만 큰 손해도 없는 그런 전략이었다. Y는 대체로 차곡차곡 경기를 했고 이득이 생겼을 때 개별 숫자에 베팅해 칩을 불렸다. 그렇게 한시간 넘게 게임을 했고 Y는 150불 가량을 땄고, J와 M은 잃었다. 결국 카지노는 Y가 딴 돈보다 더 따서 손해는 아니었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결국은 모두 카지노가 딴다. 룰렛의 경우 0과 00 때문에 대체로 많은 베팅이 카지노에게 유리하게 세팅돼 있다.

미국 시간 2017.01.06 20:00 pm - 2017.01.07 03: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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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저녁을 먹은 야드 하우스 입구

K가 라인을 보내왔다. 배고프다고 밥 먹자는 이야기였다. JYM 모두 약간 아쉬워 하는 분위기였지만 늦지 않게 나왔다. 나와서 KTS가 있는 곳으로 왔더니 식당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JYM은 괜히 일찍 나왔다는 생각을 한다. 몇 판 더 할껄. Y는 그래서 도박이 무섭다고 느낀다. 사람은 의외로 쉽게 중독된다. 저녁은 야드 하우스라는 체인점에서 먹었다. 에일 맥주가 다양하게 있는 집이었다. KT가 주문을 했는데 많이 와 본 사람들 답게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메뉴로 식탁을 가득 채웠다. 배고픈 일행은 허겁지겁 먹기 시작한다. 그렇게 30분 가량 먹고 나니 이제는 모두 배가 불러 더이상 못먹는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남은 음식은 아직도 많다. 화제 거리가 떨어질 무렵 티비 켜진 농구경기에 모두 집중했다. 멤피스와 다른 곳이 하고 있는 경기였는데 10점차가 넘게 나는 경기를 멤피스가 역전했다. 몇초 남지 않은 사이에 승부가 바뀌는 경기라 보고 있으면 짜릿한 맛이 있었다. K가 오늘은 타이밍이 좋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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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야드 하우스의 시그니처 하프 야드 맥주, 길이가 하프 야드다.

밥먹고 나오니 모두 배가 불렀다. 뭘하지라고 잠시 고민하던 시점에 J와 M이 룰렛을 하자는 이야기를 한다. K는 처음에는 내키지 않는 분위기 였으나 이내 따라 나선다. 구경을 하다 테이블이 없어서 카지노를 나가려던 즈음 빈 테이블이 하나 생겼다. 그게 시작이었다. JMK가 앉아서 플레이를 하고, YTS는 구경하다 방해될까봐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앉을 때가 없어 카지노 안에 있는 이상한 펍 같은 곳을 들어갔다. 음악이 나오고 춤추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자리는 많이 비어 있었다. Y는 음악이 너무 시끄러웠다. 그리고 T와 S가 자신이 없는게 더 편할거라는 생각을 했다. Y는 괜히 방해꾼이 된듯한 느낌이다. 그저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그들이 안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JMK가 플레이하는 곳에 가서 TS가 놀다 오겠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K는 그러라고 한다. Y는 라인으로 T에게 그렇게 전한다. 그리고 Y도 그 룰렛 판에 앉는다. 이미 JMK 모두 상당량을 잃은 상태였다. Y는 100불을 교환하고 아까와 같은 전략으로 플레이를 한다. 하지만 이번엔 광속으로 모두 잃는다. 다시 100불을 교환한다. 조금씩 따기 시작했다. 그즈음 100불 칩은 옆으로 분리해서 두고 딴 칩으로만 플레이를 한다.

한참 시간이 지났다. T와 S가 왔다. 기다리다 지친 분위기다. K와 J가 T와 S에게 같이 하라며 100불씩을 준다. 각자 그걸 칩으로 바꿔서 참가한다. Y는 아직도 기계적으로 베팅하며 잃었다 땄다를 반복한다. 그즈음 M은 약간 잃었고, J는 제법 잃었고, K는 더 잃었다가 다시 따는 중이었다. T와 S가 칩을 바꿔 베팅을 시작한다. T가 처음 몇 판을 크게 딴다. Y는 옆에서 땄을 때 잃어나는게 용자라는 말을 전한다. 그는 아직도 본전을 힘겹게 되찾고 있는 중이었다. S는 광속으로 칩을 잃었다. J, M, S는 추가로 칩을 더 바꾸었다. 그렇게 하기를 한참. T가 칩을 캐시로 바꾼다. 별로 남지 않아서 Y가 아까 바꾸면 용자였다고 이야기를 하자 손에 비싼 칩을 보이며 그래도 조금 땄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즈음 K는 제법 크게 따고 있었다. S는 칩을 거의 다 잃어갈 무렵 Y를 따라 베팅하기 시작했다. M은 여전히 무작위로 베팅했다. 칩이 덜 줄어들기 위해서 그는 베팅을 잘 하지 않고 구경하는 판이 많았다. 조금 있다 J도 칩을 모두 잃고 일어났다. S가 그 뒤를 이었다. K, Y, M이 남았다. Y는 거의 본전을 찾아가고 있었다. Y가 본전이 되었을 때 K가 기다리는 사람도 지치니 5판만 하고 가자고 했다. Y는 사실 그때 멈추고 싶었지만 그러기도 쉽지 않았다. 그즘 M은 Y를 따라 베팅해야 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마지막 5판이 시작된다. M은 Y를 따라 베팅하다 달아 세번을 잃는다. 그는 크게 베팅했기에 손실이 훨씬 컸다. 그러다 Y가 딴 네번째 판에 같이 땄고 그는 크게 걸어서 크게 딴다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건 옳은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가 3판에 잃은 칩은 120불이었고, 그가 4번째 판에 딴 칩은 60불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60불을 잃은 것이었다. 마지막 5판 Y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개별 칩에 10불만 베팅했다.

칩을 정산해서 나왔다. 그때가 벌써 새벽 3시였다. K는 250불을 땄고, Y는 150불을 땄다가 50불을 잃어서 100불을 땄고, T는 50불을 땄다. 하지만 나머지 세 사람이 카지노에서 잃은 돈은 그보다는 훨씬 많았다. 결국은 당연하게도 하우스가 이기는 게임이다. 즐기러 간 자리였지만 즐기는 비용은 그리 싸진 않았다. 아무렇게나 플레이한다면 정말 10분만에 100불을 잃은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K는 반대로 자신감이 붙었다. 한 번 해서 이겼기 때문이다. 돈을 걸고 한다는 것이 묘한 흡입력이 있었다.

집에 도착해서 T와 S는 광속으로 셧다운 되었고, K와 J가 담배피는 사이 Y는 옷을 갈아 입었다. 출출하던 그는 K와 J에게 라면을 먹겠냐고 물었고 K는 콜을, J는 다이를 했다. 공교롭게도 남은 라면은 너구리 컵라면 하나에 끓이는 참깨라면과 신라면이 하나씩 있었다. K는 참깨와 신라면을 섞어서 끓이자고 했다. 섞어서 끓이고 남은 계란까지 모두 넣었다. 햇반 두개에, 김 하나, 참치 하나까지 그 새벽에 Y와 K는 그걸 나눠먹고는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