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 보고 들어와서 앙드레김 선생님께서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비가 이리도 세차게 내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작년부터 정말 많은 분들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뭐 세월도 흐르게 마련이고, 사람도 나이가 들면 죽는 것이 당연하다지만 그래도 묘한 느낌이 듭니다. 한편으론 저에게 주어진 모래시계도 이제 모래알이 그렇게 많이 남아있지는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 알 한 알 소중한 일, 소중한 사람에게 쓰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지금도 아름다운 순간이 흘러가고 있네요.
“타로에는 특별한 카드가 한 장 있지요. ‘이름 없는 비밀’이라는 열 세 번째 카드로 모두들 ‘죽음’이라고 부르지요. 그 카드는 한 단계의 끝을, 근원으로의 회귀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그 회귀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겁니까?”
에단이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하나의 페이지가 넘어가야 새로운 페이지를 쓸 수 있다는 겁니다.”
“언제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럴 듯하게 꾸며서 늘어놓기를 좋아 하시는군요?”
“죽음은 가장 위대한 교사지요.”
시노 미츠키가 분개하는 기색 없이 말했다.
“가장 위대한 교사라고요?”
“우리는 마치 영원히 죽지 않는 존재처럼 살고 있어요. 삶에서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가 필연적으로 죽어야 하는 존재라는 걸 명심해야만 합니다.”
–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한 남자가 내 친구 제이미 코언에게 물었다.
“사람의 가장 우스운 점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코언이 대답했다.
“모순이죠. 어렸을땐 어른이 되고 싶어 안달하다가도, 막상 어른이 되어서는 잃어버린 유년을 그리워해요. 돈을 버느라 건강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가도, 훗날 건강을 되찾는 데 전 재산을 투자합니다. 미래에 골몰하느라 현재를 소홀히 하다가 결국에는 현재도 미래도 놓쳐버리고요. 영원히 죽지 않을 듯 살다가 살아보지도 못한 것처럼 죽어가죠.”
– 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사람의 비운은 이런 것이다.
모든 것을 알아낼 시간이 75년밖에 없다는 것. 그 모든 책과 세월과 아이들을 뒤에 남긴 연후보다 차라리 어릴 때에 본능적으로 더 많이 안다는 것.
– 베리 한나
걷는 것은 넘어지지 않으려는 노력에 의해서, 우리 몸의 생명은 죽지 않으려는 노력에 의해서 유지된다. 삶은 연기된 죽음에 불과하다.
– 쇼펜하우어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느냐? 너에게 주어진 몇몇 해가 지나고 몇몇 날이 지났는데, 그래 너는 네 세상 어디쯤에 와 있느냐?”
– 맑고 향기롭게, 법정
한번 지나가 버린 것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때그때 감사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또 달은 기약할 수가 없습니다. 이 다음 달에는 날이 흐리고 궂어서 보름달이 뜰지 말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달뿐 아니라 모든 기회가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일기일회입니다. 모든 순간은 생애 단 한 번의 시간이며, 모든 만남은 생에 단 한 번의 인연입니다.
– 일기일회, 법정
우리는 모두 타인의 고통 속에 태어나고, 자신의 고통 속에 죽어간다.
– 프랜시스 톰프슨
포유류는 모두 나이를 먹는다. 나이를 쉽게 먹지 않는 동물은 포유류보다 원시적인 것들, 상어, 악어, 갈라파고스 거북 등이다. 사람이 어째서 지금과 같은 속도로 나이를 먹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론이 있다. 노화가 유전적으로 통제된다는 이론, 노화 속도는 종마다 제게 유리하도록 발달해왔다는 이론, 엔트로피 생성 인자가 세포를 망친다는 이론, 작은 포유류는 큰 포유류보다 대사 속도가 빠른 편이라서 수명이 짧다는 이론, 개체마다 내분비계나 면역계에 특별히 취약한 부분이 있어서 그 때문에 육체적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는 이론, DNA 전사 과정에 생기는 오류가 유전적 이상으로 이어져서 죽음을 앞당긴다는 이론. 그러나 반론 없는 이론이 하나도 없고, 우리가 왜 늙는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시간의 잔고에는 늙음과 젊음이 따로 없습니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순간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마십시오. 하루하루 충만한 삶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스스로 자기 삶을 다져야 합니다.
–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법정
전에도 우리는 이와 같이 모였었다. 그러나 그때는 지금 어디로 갔는가. 또한 그때 그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 지금의 우리는 그때의 우리가 아니다. 새로운 우리들이다. 강물은 항상 그곳에 있기에 어느 때나 같은 물이지만, 순간마다 새로운 물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도 날마다 그날이 그날이고 같은 시간 같지만, 늘 새로운 날이다. 그것을 자각해야 한다. 하루하루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법정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