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입성

@codemaru · July 24, 2010 · 10 min read

 DSCF2964

로마로 가는 기차 안에서,.. 정말 좋았다… 토나오게…

6.23

호스텔 아이들이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일어났다. 9시 체크아웃의 압박. 아이들이 씻는 동안 눈을 좀 더 붙였다. 8시 30분쯤이 되서야 침대에서 내려왔다. 잽싸게 씻고는 짐을 정리했다. 나가던 아이들이 들어오더니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고는 체크아웃하고 나왔다. Brek에 아침을 먹으로 들렀다. 빵 두개를 샀다. 유럽에서 먹은 빵 중에 제일 맛있었다. 유럽에도 부드러운 빵이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 먹고나도 기차 시간이 좀 있어서 밀렸던 여행 일지를 썼다. 밀렸던 이틀치를 다 쓰고는 역으로 향했다. 베니스를 떠난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다.

역에 도착해서는 깜짝 놀랬다. 히밤 티켓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할 수 없이 다음 시간 티켓을 끊었다. 그러다 한번 더 놀란다. 핡 73유로. 이뭐병. 그래서 그 다음 느린 열차를 보니 43유로다. 한 30유로 차이. 시간이 돈이라는 생각에 대인배스럽게 빠른 열차표를 끊었다. 이로써 유레일을 잃어서 거짐 그 만큼의 돈을 까먹게 되었다. 굳. 그래도 그 덕에 얻는 2등석의 경험과 베니스의 하루는 좋았다. ㅋ~

로마 오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11시 열찬데, 3시 정도에 도착했다. 오는 길에 앞에 덩치 큰 놈이 앉은거 빼고는 괜찮았다. 그런데 3시간도 무척이나 지겹게 느껴졌다. 음악을 듣다, 자다, 로마 공부하다, 그러다가 도착했다. 떼르미니역. P와 만나기로한 맥도날드 위치를 확인하고는 숙소를 찾았다. 묵으려고 한 호스텔이 지도와 동일한 곳에 있었는데 입구가 달라 조금 애를 먹었다. 25유로 방을 포함한 싼 방은 하나도 없고, 37.5유로가 젤 싼 방이었다. 다른 곳 알아보기도 귀찮아서 그냥 2틀만 끊었다. 근데 결제를 하려니 현금만 된단다. 헐킈. 숙박비 75유로, 열쇄 보증금 10유로 주고나니 75유로 남는다. 방으로 올라갔다. 37.5유로 스럽게 방은 어제보다 훨씬 좋다. 베드가 4개 밖에 없고 공간도 제법 넓었다. 샤워 시설도 쓸만했다.

짐풀고 나왔다. 맥으로 가서 밥을 먹었다. 맥치킨레전드 세트를 시켰다. 레전드는 개뿔. 7.5유로로 그냥 배만 채웠다. 먹고 있으니 맞은 편에 자체 발광하는 생명체가 접근해온다. 맥치킨 마요네즈가 한참을 손에 묻도록 쳐다보고 있었다. 고상하게 컴퓨터를 꺼낸다. 지구 생명체가 맞는지 하는 의심이 드는 순간 자리를 옮겨, 옮기더니 이제는 내 자리에서 노트북 화면이 보이는 곳으로 이동했다. 한글 윈도 비스타 핡~ X-note 핡. 무선랜을 잡는데 잘 안되나 보다. 하다가 안되니 재부팅을 한다. ㅋㅋ~ 가서 고상하게 컴퓨터의 무선랜을 잡아주려다가 말았다. 어쨌든 아웃스탠딩했다.

나가 돌아뎅기기엔 시간이 애매하고(17:00) 덥기도해서 숙소를 와서 샤워를 하고 누워서 사진 찍은걸 보고 있었다. 조금 있으니 문소리가 나더니 나탈리가 들어온다. 아르헨티나에서 왔다고 한다. 자기가 로마를 잘 안다면 다 물어보라고 한다. 안다고 하는데도 콜로세움을 가려면 뭘타고 어디서 내리면 되는지를 설명한다. 참고로 로마는 메트로가 고작 2개다. 몇 일 있었냐니 일욜부터 있었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베니스를 간다는 말에 내가 오늘 거기서 왔다고 했다. 놀라면서 막 이것 저것 묻는다. 그냥 쉽다고 알려줬다. 싼말코를 어떻게 가는지, 진짜 미로 같은지 물어본다. 헬이라고 말해줬더니 그럴줄 알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다 생각나서 거금 2유로 짜리 베니스 지도를 선물로 줬다. 좋아라 한다. 저녁에 콜로세움을 간다고 같이 가자고 했다. 그러자고했다.

나탈리가 샤워하러 들어간 사이 또 한 명의 여자가 들어온다. 킴벌리. 옆 침대가 비었냐는 질문에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자 2층 침대로 간다. 캐나다 벤쿠버에서 왔다는 말에 10년 전에 그 곳을 가보았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스탠리 파크가 좋았다고. 킴은 내일 파리로 간다고 했다.

나탈리에게 P가 오면 같이 콜로세움을 가자고 하고는 P를 만나러 다시 떼르미니 역으로 왔다. 녀석이 제 때 와야 할텐데 걱정이다. 피사의 사탑은 잘 갔다 왔을지… 19:41 이번이나 다음 열차에 제발 타고 있어라. 이건 완죤 물가에 애를 내려놓은 느낌이구만…

맥도날드 앞으로 P가 왔다. 내가 엄한데서 찾고 있었나보다. 하루만에 보는데도 제법 반갑다. P를 데리고 호스텔로 향했다. 호스텔에 와서 돈계산을 하고 방을 배정 받아서 이동했다. 방을 배정받고 있는데 나탈리가와서 옆에 Bar에 가 있을테니 준비되면 그리로 오라고 했다. 그러겠다고 하고는 P 방으로 올라가서 짐을 풀고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일단 P가 돈을 찾아서 나한테 주었다. 그리고는 옆에 Bar로 향했다. 나탈리와 킴이 다른 남자 둘과 밥을 먹고 있다. 우리고 옆에 테이블을 붙이고 앉았다. 맥주, 피자를 시켰다. 나중에 돈계산을 나탈리가 다하고 N빵을 했다. 이뭐병. 한 6유로 더썼다. 그리고는 나탈리와 킴벌리랑 콜로세움을 갔다. 야경찍고 걸어다니면서 놀았다. 그리고는 환타 하날 먹고 집으로 들어왔다. 샤워하고 아이팟 충전기를 빌리러 P에게 갔다. P 혼자 뻘쭘하게 2층에 앉아있다. 빌려서 방에다 충전 시키고는 P를 구출하러 다시 갔다. 애들 때문에 못 씻고 있다고 했다. 내가 있을테니 씻고 오라고 했다. 앉아 있으니 애들이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한 명이 몇 해 전에 부산을 가봤다고 한다. 부산에서 태어났다는 말과 함께 와인을 한 잔 얻어 마시게 되었다. 좀 있으니 P가 씻고 온다. 간단한 통성명 외에는 애들 대화에 끼어들 틈이 없다. 대충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겠는데 — 깔때기이론은 전 세계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말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적당히 P도 분위기에 적응한 것 같아서 두고는 방으로 돌아왔다. 킴벌리가 파리 공항 파업으로 재수 없으면 하루 더 있어야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자야겠다…

 0  0

 

@codemaru
돌아보니 좋은 날도 있었고, 나쁜 날도 있었다. 그런 나의 모든 소소한 일상과 배움을 기록한다. 여기에 기록된 모든 내용은 한 개인의 관점이고 의견이다. 내가 속한 조직과는 1도 상관이 없다.
(C) 2001 YoungJin Shin, 0일째 운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