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알토의 아침. 비가 와서 그런지 우중충하다.
6.21
베네치아의 아침이 밝았다. 여전히 비가 내린다. 물의 도시답게 가벼운 물비린내가 난다. 숙박비를 걷으며 P에게 어쩔건지 물어본다. P는 내일 피렌체로 가겠다고 한다. 그러라고 했다. 당일 숙박비를 걷어 호텔을 하루 더 연장한 다음 밖으로 나갔다. 바포레또 일일 이용권을 끊어야했다. 그전에 일단 산타루치아 역으로 가서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없나 살펴 보았다. 없다. 밖으로 나와 나는 36h, P는 24h 이용권을 끊었다. 거기서 파는 맵도 하나 샀다(2유로).
처음 수상 버스를 탈 때 좀 우왕좌왕했다. 배로 다니는 버스 시스템이 익숙하지 않았아서였다. 반대로 가는 배라고 반대편에서 타는게 아니라 다른 선착장에서 타는 거였다. 어쨌든 찾아찾아 리알토행 2번 버스를 탔다. 이지 유럽에 82번 이라고 되어 있는데 오타인것 같다. 리알토 다리에 내리니 사람이 정말 많았다. 인증샷을 찍고 좀 구경하다 싼말코 광장으로 향했다. 어제 헤매면서 밤에 보았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와는 완전 달랐다. 사람도 많았고, 너무 북적됐다. 사자상에서 사진찍고, 비둘기 구경 좀 하다 싼말코 성당 줄을 섰다. 자연스럽게 보물실 줄로 가버려 4유로내고 보물실을 보게 되었다. 사실 보물은 그닥 흥미로운 것이 없었지만, 2층에서 1층을 볼 수 있다는 것과 2층 테라스로 나가서 싼말코 광장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보물실 보고 내려가서 성당 구경하고 나와서 탄식의 다리로 가서 인증샷을 찍었다. 당연히 사람이 많았다. 탄식의 다리 사진찍기 전에 밥을 먹으로 레스토랑을 갔다. P는 해물 스파게티, 난 피자를 시켰다. 스파게티는 비싼데 정말 조금 나왔다. 피자는 정말 크게 나와서 빵 끝 부분은 모두 버렸다. 그래도 배가 터질 것 같았다.
다음으로 간 곳은 싼 조르지오 마조레 성당이었다. 배에서 내려 인증샷 찍고 안으로 들어갔다. 싼 마르코 성당이 관광지 같은 분위기라면 여기는 조금 성당 같았다. P는 50센트를 내고 초를 사서 이쁜이가 편지 보내주길 기도했다. 나와서 싼타 마리아 살루떼 성당으로 향했다. 배에서 내려 인증샷을 찍고 들어가려 하는데 5시 30분 마감이라고 끝났다고 했다. 시계를 보니 5시 31분이었다. 성당 옆으로 바다와 인접한 곳으로 걸어갔다. 개구리를 들고 있는 동상이 하나 있었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길래 우리도 찍었다. 헉, 그런데 그 동상을 총든 군인이 지키고 있었다. 동상에 접근 하려 하자 못하게 막았다. 살루떼 역 전망은 정말 끝내줬다. 앉아서 멍하니 바다를 구경하다 집으로 귀환했다.
빌라에 들러 먹을걸 사고 맥도날드가서 오줌 싸고, 아참 P는 WC에 낚여 1.5유로 내고 화장실을 썼다. 리알토에서 다시 배를 타고 집으로 갔다. 집에서 0.6유로에 산 물을 열어보니 탄산수다. 덴장. ㅠㅠ. 정비 좀 하고 야경 찍을 겸 삼각대 챙겨 저녁을 먹으로 Brek에 갔다. 난 파스타, P는 스파게티를 먹었다. 그리고는 Zillete 역으로 향했다. P는 또 무섭다, 막차 끊기면 어쩌냐는 드립을 쳤다. Zillete에 내려 전망 좋다는 호스텔로 가서 내일 방이 있냐고 물었다. 지금은 없고 내일 누가 취소하면 생긴다고 한다. 그래서 야경이나 찍으로 나왔다. 끝쪽에서 찍으려고 가니 군사 지역처럼 접근을 못하도록 해 놓았다. 어쩔 수 없이 거기서 Zillette 역 쪽으로 오면서 야경을 찍었다. P는 의자에 카메라를 놓고 셀카놀이에 여념이 없었다. 나보고도 셀카나 찍으라고 한다. 난 멋진 야경을 찍고 싶었다. 내사진은 넘치게도 많았다. 근데 야경은 별로였다. 포인트가 좋지 않았다.
그리고 배를타고 다시 로마광장에 내렸다. 어제 헤맬때 길을 물었던 바에 가서 술이나 한 잔 하려고 했다. 술집을 찾아 나섰다. P의 GPS 덕에 바텐이 동그라미 쳐 준 곳까진 어렵지 않게 찾아갔다. 그러나 그 바를 다시 찾기는 쉽지 않았다. P의 징징 드립이 시작되려해서 그량 학생들 많은 곳에서 맥주를 한 잔했다. 테이크아웃으로 사고는 밖에 빈자리가 있어 앉으니 플라스틱 컵 가지고는 앉지 말라고 했다. 그제야 왜 그 많은 학생들이 다 스탠딩으로 술을 마시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맥주를 다 마시고 집으로 귀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