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붉은 홍차를 끓이며
흘러간 샹송과 모차르트를 번갈아 들으며
회전목마처럼 계절이 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행복은 밖에 있는 선물이 아니라
내면 속에서 내 스스로가 만드는 마술이다.
_김영희 에세이 중에서
누군가 나에게 행복하냐고 물었다.
나에게 행복이란 기다림이다. 보고 싶은 영화의 개봉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고, 좋아하는 만화책의 다음 신간이 언제 나오는지 책방을 기웃 거리거나, 철권 크래시 결승을 놓칠까 봐 숨가쁘게 뛰어가고, 교보 문 고에서 지난 주에 보았던 책의 제목이 도저히 기억이 나질 않아 그 먼 길을 다시 가서 그 책을 손에 넣었을 때의 짜릿한 순간. 그럴 때 살아 있음을 느낀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난 기다리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순간들이 내 인생에서 가장 멋진 순간이었다는 점이다. 20살의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냥 벤치에 앉아 누군가를 이제나저제나 하며 한가롭게 기다려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날이다.
세상엔 재미난 일이 정말 많다.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아야겠다.
고마워… 정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