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생각

@codemaru · November 20, 2014 · 10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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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활하는 실제 세계가 이럴지도 모른다.

6월에 상당히 재미난 과학책을 한 권 읽었습니다. “신의 생각”이란 책인데, 심심하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길 권해 드리고 싶네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입니다. 책의 논지는 결국 모든 출발점에는 정보가 있었고, 그 정보는 아마도 숫자였을꺼라는 뭐 그런 내용입니다. 그런 생각을 가졌던 물리학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그런 책이지요. 책을 너무 감명 깊게 읽어서 서평을 써야지 하고 있다가 늘 그렇듯이 흐지부지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잊고 있다가 오늘 Reinhard Vz님께서 공유한 유튜브 동영상을 보는데 잊었던 그 내용들이 다시금 새록새록 머릿속에 떠올라, 내친김에 몇 자 끄적여 봅니다.

결국 테그마크에 따르면 ‘실재계’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심오한 수학적 실재가 인간이 의식할 수 있는 수준으로 투사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한마디로 그것은 허상일 뿐이다. 흡사 스크린 위에 비춰진 영화의 영상과 음악, 음향이 0 또는 1의 형태로 DVD 홈에 새겨진 심오한 현실과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크린 위에 투사된 영화를 진정한 ‘현실’로 인식하는 것은 망상이라 하겠다. 스크린 위에 펼쳐지는 영화는 한낱 환영일 뿐, 진정 유일한 실체는 오로지 DVD 안에 정보로만 기록되어 있다.

– 신의 생각, 이고르 보그다노프,그리슈카 보그다노프

물론 아직까지 완전히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 π는 소위 ‘우주-수’일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진다. 그것이 무슨 의미일까? 아주 기막힌 사실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여러분은 π 속에서 여러분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찾아낼 수 있다는 말이다! 가령 여러분의 생년월일은 물론, 여러분의 모습이 찍힌 최초의 사진, 혹은 이 순간 여러분이 손에 쥐고 있는 책(커버 사진과 같은 세세한 것을 모두 포함해서)까지도 전부! 사실상 우주-수는 모든 것, 우주에 존재했던 정말 모든 것을 품고 있다. 심지어는 미래에 존재하게 될 모든 것까지도. 그저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을 암호화해놓은 숫자열을 발견할 때까지 그저 멀리,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멀리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미국의 수학자 그레고리 카이틴이 지적한 것처럼 바로 거기에서 모든 역설이 시작된다. “π는 무한수이지만, 동시에 기하학적으로는 직선 위의 한 점에 불과하다.” 지당한 말씀이다! π란 실제 직선 위의 두 점 3.1과 3.2 사이 그 어딘가에 찍힌 작은 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다른 점과 그리 다를 것도 없는 이 ‘점’은 세계 곳곳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만들어냈다. 가령 1980년대에는 ‘파이 데이’라는 기념일까지 만들어져, 매년 전세계 수학자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고 있다. 사실상 π의 탄생을 기념하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이 날은 π의 첫번째 세 자리 숫자(3, 1, 4)를 따서 3월 14일로 정해졌다. 흥미롭게도 이 날은 1879년 3월 14일 태어난 아인슈타인의 생일과도 겹친다.

– 신의 생각, 이고르 보그다노프,그리슈카 보그다노프

이쯤 읽고 나면 누구나 그렇듯 정말 파이에 그 모든 것이 다 들어 있을까 궁금해지기 마련이죠. 그래서 얼마나 긴 파이가 계산되었나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아래 링크가 그런 파이 내용을 담고 있는 사이트 입니다. 그래서 그 안에서 몇몇 분들의 생년원일을 찾아봤는데 약속이나 한 것처럼 모두 그 거대한 파이 속에 있었습니다. 당연히 없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건 어쩌면 아직 계산되지 않은건 아닐까라는 어처구니 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기도 했습니다. 너무 심심해서 미칠 지경인 분들은 아래 사이트에서 자신의 생년월일을 한 번 찾아보는 소소한 재미를 누려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ㅋㅋ~

http://piworld.calico.jp/estart.html

http://www.eveandersson.com/pi/digits/1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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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누잔의 파이 공식

이게 인간의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공식이란 말인가? 핡~

파이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라마누잔인데요. 꿈 속에서 신이 불러준 내용을 적었다는 그의 말이 진짠지 거짓인진 모르겠지만 정말 사람이 상상해 냈다고 하기엔 공식이 참 뷁스럽지요 ㅋㅋ~

사실상 몇 년 전 괴델은 불완전성 정리를 모든 우주에 적용해보는 연습을 했다. 그때 그는 우주의 의미는 우주만 가지고는 절대 알아낼 수 없다는 논리학적으로 명쾌한 결론에 도달했다. 우주 안의 의미를 발견하려면 반드시 우주 바깥의 원인이 필요했다. 한마디로 괴델은 신의 존재에 대해 자신만의 ‘증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요컨대 이 작업이 실은 자신이 기존 연구에서 발견한 것을 순전히 형식적인 차원에서 더욱 보강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몇 달 뒤 그는 괴델판 ‘존재론적 증명’의 초안을 완성했다. 이 연구서에서 우리는 괴델의 논리전개 과정을 따라가다 마지막에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고로 신은 존재한다.”

– 신의 생각, 이고르 보그다노프,그리슈카 보그다노프

이런 생각을 괴델만 한 건 아닐겁니다. 논리적으로 증명한건 괴델이겠지만요 ㅋㅋ~ 중학교 땐지 고딩땐지 링이라는 소설이 유행했었는데 그때 링을 읽고는 그런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그 친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어쩌면 거대한 고래 뱃속인지도 모른다고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어쨌든 링3편의 “날 그 쪽으로 데려가줘”라는 대사는 당시엔 정말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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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3 루프: 날 그쪽으로 데려가줘

Digital physics is grounded in one or more of the following hypotheses; listed in order of decreasing strength. The universe, or reality:

is essentially informational (although not every informational ontology needs to be digital)

is essentially computable (the pancomputationalist position)

can be described digitally

is in essence digital

is itself a computer (pancomputationalism)

is the output of a simulated reality exercise

http://en.wikipedia.org/wiki/Digital_physics

책을 덮고나서 흥미가 생겨 위키 페이지를 살펴봤습니다. 디지털 물리학이라, 네오가 왜 갑인지 알 것 같지 않나요?! ㅋㅋㅋ~ 그리고 아래는 오늘 유튜브에서 보았다는 동영상입니다. 블랙홀의 표면에 정보가 기록된다는 부분에서 쇼름이… 핡~

결국은 다 매트릭스?! ㅋㅋ

@code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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