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지원의 품격

@codemaru · September 13, 2013 · 5 min read

얼마 전 모 업체 대표님과 저녁에 술을 마셨습니다. 바(BAR)를 갔는데, 그 바 주인 아줌마가 아침에는 광고 일을 하는 분이었어요. 같이 술을 마시던 대표님이 원래 광고 쪽에서 유명하셨던 분이라 클라이언트가 누구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주인 아줌마는 뻘쭘해 하며 별로 유명하지 않다고 얼버무렸습니다. 재차 이어진 대표님의 질문. 주인 아주머니는 자신은 하청의 하청이라며 자신의 클라이언트도 아니라는 식으로 부끄러워 하면서 업체명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때 질문을 했던 대표님께서 그러셨습니다.

광고쟁이가 클라이언트를 부끄러워하면 그건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광고 쟁이는 자신의 고객이 유명하거나 유명하지 않거나, 또는 돈을 많이 주거나 적게 주거나 상관 없이 그 업체가 세상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 한치라도 클라이언트에 대해서 부끄럽다거나 별로라는 생각을 가지는 순간 그 쟁이는 아웃이다.

술도 제법 마셨고, 너무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술 자리라 피곤하기도 해서 정확한 문구가 기억나진 않지만 대략적인 뉘앙스는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저 이야기를 듣고는 저도 조금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곤 저 정도 생각을 하니까 한 업체의 대표를 하고 있고, 또 그 회사가 성공하고 있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저희 회사도 고객이 제법 생겼습니다. 동시 접속자가 많은 게임도 있고, 적은 게임도 있습니다. 매출 순위에서 1위를 하는 게임도 있고, 목록에 오르지도 못하는 게임도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계약 금액이 높은 게임도 있고, 낮은 게임도 있습니다. 잘 만든 게임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게임도 있습니다. 유명한 게임도 있고, 아무도 모르는 게임도 있습니다.

이렇게 모두 다 다른 게임들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우리가 만든 보안 솔루션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겐 다 같은 게임이고, 모두 다 최고의 게임입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서는 그렇지 않은 생각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유명세에 따라 그들의 요구사항에 차등을 두려는 저질스런 생각이 있었던 것이죠.

그날 술자리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만든 XIGNCODE3라는 솔루션을 탑재하고 서비스가 되고 있는 게임이라면, 단 한 명의 사용자만 그 게임을 즐긴다 할지라도 그 게임이 우리의 얼굴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 게임의 표면적인 지표와는 상관없이 그 게임이 해킹으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고, 반대로 그 업체는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는 겁니다.

웰비아닷컴에서 단 하루만 서비스를 받은 고객일지라도 그 회사 참 친절하다, 고맙다, 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회사였으면 좋겠습니다. 사내에 있는 모든 사람이 고객에게 항상 가난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회사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서비스 지원의 품격을 아는 센스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회사이길 소망해 봅니다. 느낌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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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maru
돌아보니 좋은 날도 있었고, 나쁜 날도 있었다. 그런 나의 모든 소소한 일상과 배움을 기록한다. 여기에 기록된 모든 내용은 한 개인의 관점이고 의견이다. 내가 속한 조직과는 1도 상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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