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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두달째 골머리를 썩고 있는 문제가 하나 있다. 내가 컴퓨터 업계에 입문하고 나서 정말 미스테리하다고 느끼는 한 세 번째 정도 되는 현상 같다. 재현은 쉬운데 8명이 필요하고, 2-30분이 걸린다. 해결이 쉽지 않다. 그레이 아나토미 6시즌 에피소드 중에 폐 이식을 받는 환자가 나온다. 환자가 해당 이식 방법이 가장 좋은 선택이냐고 묻는 말에, 의사가 “it’s your only shot”이란 대답을 한다. 가끔 이 문제를 볼 때마다 나에게 옆에서 “it’s your only shot”이라고 대답해줄 사람이 있었으면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사실은 내가 의사 역할이라는 거, 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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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선배가 <한비자>라는 책을 보내주었다. 한비자는 법가 사장을 집대성한 인물임에도 비운의 삶을 산 안타까운 사람이다. 구글을 창립한 세르게이 브린인가 래리 페이지인가 하는 사람이 테슬라 아저씨의 — 테슬라 아저씨는 에디슨만큼 많은 발명을 했지만 실질적으로 큰 돈은 벌지 못했다고 한다. 생각나는 거라곤 레드얼럿의 테슬라 코일정도? — 전기를 읽고 절대 저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는데, 한비자도 그런 류의 사람이기도 하다. 몇 장을 읽었는데 책의 초반에 이런 글이 나온다. 요즘 나에게 뭔가를 시사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모두가 미리부터 전사하겠노라는 말은 하지만 막상 적의 칼날이 눈앞에 닿으면 목 자르는 형틀이 뒤에 있더라도 도망쳐 버려서 죽을 수 없게 됩니다. 그것은 사와 민이 죽을 수 없어서가 아니라 위에 있는 자가 할 수 없게 했기 때문입니다. 입으로는 상을 준다 하고 주지 않으며 처벌한다고 말하고는 실행하지 않아 상과 벌이 확실치 못하기 때문에 사와 민이 죽어 주지 않는 것입니다.
삼국지 고사 중에 읍참마속이라는 고사가 있다. 제갈량이 울며 마속을 벤다는 뜻으로, 군 기강을 확립하기 위해서 말을 안들은 마속을 군법으로 엄하게 다스리는 장면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만큼 상벌은 확실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고사이기도 하다. 말만 하는 건 죽도 밥도 안된다. 거기다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자기 동기 부여가 안된다는 사실, 안타까운 현실이다.
#2
오늘이 예비군 데이다. 밤을 샐 수 밖에 없다. 예비군 훈련은 왜케 아침부터 하는지 모르겠다. 국가를 위해 훈련까지 받으러 가는데 오후 한시부터 시작하면 좀 좋을까. 물론 8시간씩 받아야 하는 이유는 더 모르겠다. 매년 똑같은 비디오나 틀어주고, 똑같은 설명을 들어야 하는 이유를 삼장법사 아저씨는 알고 계실라낭. 그놈의 지뢰와 부비트랩은 정말 지겨워 토하겠다. 업친데 덮친 격은 mp3도 충전할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밧데리가 없는데 충전하는 케이블이 회사에 있다. 내일 예비군은 이제 죽었다 봐야 한다. 8시간 동안 머하지 ㅠㅠ~ 잠자기, 또 잠자기, 또 잠자기, 밥먹고 또 자기, 헐~ 그래도 승리의 6년차라는 거. 올해가 마지막 이라는 거~ ㅋㅋ
#3
아침에 출근하다 세탁소 행거에 머리가 심하게 부딪혔다. 딴 생각하면서 걷다가 길가에 그게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치다 제대로 박았다. 지금도 뻑쩍지근한게 만져보니 혹 난 것 같다, 덴장.
#4
요즘 본의 아니게 드라마를 좀 보게 되었다. 지지난주 토욜인가는 하루 종일 드라마만 봤다. 여러 드라마를 봤는데 그러다 검사 프린세스에 꽃혔다. 내가 여자라도 ‘박시후같은 남자가 옆에서 저렇게 도와주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게 이용을 하는 거라도 말이다.
시후씨를 처음 본게 일지매라는 SBS 드라마에서 였던 것 같은데 그 때도 정말 너무 멋있었다. 특히 마지막 편이었던가, 자신의 스승의 목을 베면서 하는 말. “제 앞을 가로 막는 자 친구던, 스승이든 모두 베라고 하셨습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그 장면… ㅎㅎ~ 검사 프린세스에서도 정말 멋있게 나온다. 김소연씨랑 키스하는 장면 좀 멋졌다.
물론 김소연의 무개념 연기도 좀 짱이다. 아이리스 때부터 뭔가 달라 보이기 시작하더니 제대로 작품 만난 듯 하다. 가끔 최송현씨랑 같이 잡히는 씬을 보면 정말 김소연 쩐다. 상대적 우월감 이랄까? 언젠가 상식 밖의 경제학 저자가 TED 강연에서 그랬던가? 바에는 자신이랑 비슷하게 생겼으면서 조금 못생긴 애를 데리고 가야 자신이 빛을 본다고. 그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오늘은 검사 프린세스 하는 날, 굳~
#5
초등학교 때 3년 정도 키우던 강아지가 죽었던 이후로 나는 무엇인가를 키우거나 보살피거나 돌보거나 하는 일을 죽도록 싫어한다. 헤어지는 그 순간이 너무도 싫었기 때문에 다시는 그런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자꾸 이상하게 뭔가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동물은 좀 오버인 것 같고, 식물에 관심이 간다. 그래서 집에 키우기 쉽다는 선인장 화분을 하나 샀다. 사실 뭐 관리할 필요도 없다고 하긴 하는데, 해봐야겠지. 회사에 다 말라 죽어가는 화분이 하나 있어서 살리기 위해서 가지를 다 잘라봤다. 그랬더니 사장님께서 영양제까지 놓아 두셨다. 그 놈이 살아나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가능할라나?
#6
원고나 쓰러 가야겠다. 반쯤 써 두었는데 내일까지 보내 주기로 했으니 후딱 써야겠다. 원고 쓰다가 이게 뭐하는 짓인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