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워크샵 술자리에서 이사님께서 해주신 우스개 소리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한 과학자가 파리를 가지고 실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날은 파리의 청력을 실험하기 위해서 파리를 앉혀 두고는 옆에서 손뼉을 쳤다고 합니다. 그러자 파리가 그 소리에 놀래서 달아났습니다. 과학자는 이어서 파리의 날개를 떼고는 다시 파리 옆에서 손뼉을 쳐서 소리를 냈습니다. 그러자 이 번에는 파리가 날아서 도망을 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이를 본 과학자는 그 날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고 합니다. “파리의 귀는 날개에 달려 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멍청한 과학자를 생각하지만 실상은 우리는 멍청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저런 실수를 곧잘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알콜 중독에 걸리기도 쉽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려서 알콜 중독에 걸리기 보다는 알콜 중독에 걸려서 우울증에 걸린다고 합니다. 또 우리는 기분이 좋아서 웃는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웃으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답니다.
애매한 문제도 많이 있습니다. 생각의 속도가 빨라서 책을 빨리 읽는 건지, 아니면 책을 빨리 읽다 보면 생각의 속도가 빨라지는건지. 인식이 개선되면(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처우가 개선되는 것인지(연봉이 올라가는 것인지) 아니면 처우가 개선되면 인식이 개선되는 것인지 같은 것들 말이죠. 찾아보면 더 있을 수도 있겠죠. 여튼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일은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은 경우에 우리는 농담에 등장한 과학자처럼 행동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