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지막 남은 예비군 훈련이 있었습니다.
늦잠자서 또 못갈까바 일욜날 밤을 샜습니당... ㅋㅋㅋ~
아침에 7시쯤 나가면 충분하겠지 하고는 생각했죠...
샤워하고 군복입고 하니까 7시 30분이더라고요...
출발하려고 하는데 핡~~
전투화가 없는 겁니다.
지난번 향방작계때 쓰고는 회사에 처박아 둔거죠...
평소에 안신고 오는 사람도 많이 보기는 해서 그냥 가려다가
검은색 운동화도 없고 해서 안전하게 회사에 가서 신고 가야 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에 안가면 진짜 고발이라 사실 좀 쫄았죠... ^^
택시를 탔습니다.
그 시간에 회사로 가는 택시를 타본건 처음이었죠.
보통 2~30분이면 가는데 40분이 지나도 근처도 못가더라고요...
돈은 돈대로 올라가고 ... ㅠㅜ 결국 근처 전철역에서 내렸습니다...
8시 10분... 아리까리했는데 회사가면 늦을것 같아서 바로 갔습니다...
도착하니 9시 40분이더군요. 그런데 저만큼 늦은 예비군들이 너무 많아서 아직도 문이 열려 있더군요...
아마도 마지막이라 늦게까지 받아주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거 왠걸...
신분증 안들고 온놈이 문앞에 지키는 교관이랑 육두문자 남발하면서 싸우는 바람에...
뭐든지 정식으로 하라는 그런 안습한 시츄레이션이 벌어졌죠...
전 전투화가 없어서 난감해하고 있었습니다... 헐...~
저같이 전투화 없는 사람들 중에는 그냥 귀가증 끊어 가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흠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수는 엄꽁...
앞에 안면식이 있는 조교가 보이길래 다짜고짜 사정을 설명하고는 전투화좀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한 1~20분 있으니 어디서 가져왔는지 다 떨어진 전투화 한짝을 가져다 주더군요. ㅋㅋㅋ
결국 11시가 다돼서야 입장을 했습니다. 풉...
첫 날에 보통 입소식하는데 벌써 다 끈났더군요... 굳~
결국 아침에는 실내교육만 받고 밥먹고 4시간만 더 교육받고 마쳤습니다.
사람이 하도 많아서 정신이 없어서 그런지 지각생들 휴지 주우라는 말도 안하더군요... ㅋㅋ~
제법 빨리 마친 반이라 연나 뛰어서 첫 번째 마을버스에 앉아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피곤했던지 mp3를 꼽고는 잠시 눈을 붙였습니다.... ....
눈을 뜨니 믿지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더군요... 마을버스가 거의 교장에 다 와 가는 겁니다...
하도 자는 바람에 종점에서 종점찍고 돌아간거였죠... 아놔... 덴장... ㅠㅜ~
하도 추워서 전철역에서 내려서는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에서 내려서 저희집 엘레베이터까지 정확히 한 30걸음 안팍이거든요.
그런데 그 30걸음 안팍에 추위에 떨고있는 저에게 어떤 처자가 말을 걸더군요.
"오늘 훈련이셨어요? 추우시겠네요?"라는 아주 어처구니 엄는 말들을 말입니다.
그 짧은 순간에도 "도를 아십니까?"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놀라웠습니다.
전생에 무슨 악연이 있길래 ㅋㅋㅋ~
결국 쌩까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엘레베이터 안에서 그냥 한참을 웃었습니다...
제가 사는게 너무 웃기더라고요...
이게 먼지... 진짜 하루 하루가 시트콤이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집에와서 뜨거운물에 샤워하고 밥먹고, 맥주한잔 하는데 정말 행복했습니다.
단지 따뜻하다는 하나만으로도 한 없이 행복하더군요... ㅋㅋㅋ~
여튼 힘들게 올해 국방의 의무를 다했습니다...
왜 훈련은 더울때 추울때만 나오는지 참...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