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테판 클라인 아저씨의 다른 책들을 사면서 같이 지른 책인데 아직 다 읽지는 않았습니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두껍습니다.) 스티브 워즈니악 부분만 살짝 읽어봤는데 내용이 맘에 드네요. 내용중에 엔지니어라면 귀감이 될 만한 부분이 있어서 옮겨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집에서 재미로 여러 종류의 컴퓨터를 설계했나?
그렇다. 그러나 사실은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 하나를 설계하고 또 다시 설계하고 그런 식으로 설계만 계속 반복했다. 새로운 칩들이 계속 나왔기 때문이다. 전에 설계한 컴퓨터에 새 칩을 써서 다시 설계하곤 했다. 좋은 생각이 떠올라 두 개의 칩을 절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돈이 없어서 그렇게 했지만 결국 한 대도 만들 수 없었다. 얘기 했듯이 당시 칩은 아주 비쌌기 때문에 컴퓨터를 만들 수는 없었고 그저 종이에다 설계하고 개선하고 다시 개선하는 일만 반복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훌륭한 엔지니어로 성장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만들지는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생각해 내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끌어내려고 나 자신과 끊임없이 경쟁했다.
사실 그때 어느 누구도 사용하지 않은 여러 가지 컴퓨터 개발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학교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방법들이었다. 많은 것들을 내 머리로 해냈고 스스로 터득했다. 그때 학교에 컴퓨터도 없었지만 컴퓨터를 설계했다. 우연히 학술잡지를 통해 컴퓨터 사용법에 관한 문서를 구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아버지가 칩 설명서를 구해주었다. 그 설명서를 보면서 칩을 이용해 어떻게 컴퓨터를 만드는지 알아냈다.
뛰어난 엔지니어가 되기 위한 요건은 무엇인가?
아주 부지런해야 한다. 모든 것을 세심하게 챙겨야 하고 무엇을 빼먹었는지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한다. 보통 때보다 더 열심히 더 깊이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 같이 거대한 프로그램에서는 그렇게 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나는 어느 부분에서는 하드웨어, 어느 부분에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다. 수많은 소프트웨어를 툴 없이 손으로 직접 개발했고 그 모든 것이 애플II로 들어갔다. (지금도 그때 손으로 쓴 코드를 가지고 있다.) 애플 II에 사용된 프로그램 중에는 다양한 산술프로그램, 그래픽프로그램, 컴퓨터 언어, 다른 기계의 에뮬레이터, 코드를 에뮬레이터로 집어넣었다 뺐다 하는 기능 등이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함은 전혀 없었다.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에서도 말이다. 요즘은 이런 제품을 찾아볼 수 없다. 나는 무엇인가를 만들 때 나의 일부분으로 생각하고 온 열정을 쏟았다. 그 컴퓨터가 바로 나 자신이었고 모든 것이 완벽해야 했다. 하지만 내 코드를 컴파일할 수 있는 컴파일러가 없었기 때문에 어려움도 겪었다.
결국은 장인정신에 대한 이야기 같죠? 사실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뽑기"라는 말만 보더라도 제품에 장인정신이 얼마나 결여되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수백만원이 넘는 노트북도 뽑기를 잘못하면 애물단지가 되는것처럼 말이죠. 당당하게 자신의 제품에 결함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엔지니어가 되어야겠죠. 쉬운 일이 아니기에 더욱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스티브 워즈니악 아저씨는 멋진 분입니당. 이 부분을 읽고 나니 "I WOZ"란 책을 더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