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시골에 지난 21년간 딱 한해를 빼고 매년 2번씩 오고있다...
갈수록 따분해지고 재미없는 시골이지만, 늘 올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곤한다.
지금 시골 하면 떠오르는 말들을 한번 생각해 보았다. 한적함, 휴식처, 좋은 공기,
따분함, 단조로움... 이런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오늘도 오는 길은 매우 힘들고,
오기싫었지만 막상 와서보니, 한편으론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도시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모두 풀어주는 것 같다. 지금은 방미다.
모두 다들 자는데, 옆에 5학년 사촌동생과 둘만 깨어있다. 예전과 다른 점이다.
예전에는 다들 모여서 밤새 놀곤 했는데, 오늘 사촌녀석 하나는 오지 않았고,
다른 한놈은 고삐리라고 개기는게 장난이 아니다. 옛날에는 시키는대루 다하던 녀석이...
ㅋㅋㅋ... 배터지도록 돼지고기와 추어탕을 먹었는대도, 지금 또 배고 고픈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헐헐... 늘 편봐학 없을 것 같은 이 시골이라는 곳도 그 사이에 많이 변했다...
사람도 변했고, 환경도 변했다... 나에게 군대를 묻는 사람들을 봐서는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는 생각이든다... 늘 상 코흘리게 어린아이 취급을 받던 나에게 술잔을 권하는 사람도 있고,
미래를 물어보는 사람도 있다. 어렸을 때는 정말 빨리 커서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나이가 들어보니, 내가 그렇게 바랬던 것들이 무섭게 느껴진다.
아직도 나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없고, 주춤거리는 내 자신이 조금은 우습게 느껴진다.
이젠 또 남아있는 숙제와 밀린과외 마감일을 재촉받는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여기서만은 그런 생각을 하고싶지 않았는데, 운영체제와 C언어 책을 들고온 걸 보면,
어쩔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늘 상 묻혀사는 컴퓨터란 세계에서 조금은 빠져나가보고싶단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쩌면 벌써 나란 사람 자체가 컴퓨터를 빼고는 말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오면 잠만 푹자다 가려고 했었는데... 그것도 생각만큼 잘되지는 않는다...
이젠 잡생각은 그만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