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달 마이크로소프트웨어를 읽습니다. 예전엔 정기 구독을했고, 지금은 필자라서 한 권씩 보내주는 걸 받아서 보고 있죠.
특히 서광렬님, 최재훈님, 안윤호 아저씨의 칼럼을 좋아합니다. 세 분의 칼럼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뭇 다릅니다. 서광렬님의 칼럼은 늘 제가 궁금했던 부분이나 신기한 것에 관한 것을 담고 있어서 좋아합니다. 최재훈님의 칼럼은 재미있고 유익하기 때문에 좋아하죠. 아마 제 생각에 마소를 보는 독자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는 내용이 최재훈님의 칼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재밌고 유익합니다. 안윤호 아저씨의 칼럼은 그 분의 박식함에 매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분의 글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스는 정말 감당이 완되죠. 글을 읽을 때마다 전 늘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것을 알 수 있을까? 사람이 아닐꺼야."
이번 달에 연재된 안윤호 아저씨의 칼럼 중에서 공감가는 내용이 있어서 소개해 봅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복잡성을 좋아하고 그 이상은 사실 효율적이기 보다는 머리를 아프게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아무리 복잡한 일도 자기가 관리할 수 있는 복잡성 이상으로 운영할 수는 없다.
토할만큼 공감가는 말이죠.
돌려보면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과도 유사합니다.
이번 달 안윤호 아저씨의 칼럼이 저에겐 저 말의 증명이었습니다.
그간에 연재된 칼럼의 경우는 너무 어려워서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죠.
자연스럽게 제가 처리할 수 있는 복잡도를 넘어가니 흥미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쉬운 내용을 담고 있는 이번 달 칼럼은 무척 재밌었습니다.
앞으로는 디지털 토이 제작과 관련된 내용을 쓰신다고 합니다.
한 때 관심 분야 였기에 더욱 기대가 됩니다.
재미난 토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인두기랑 납을 준비해야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인두기랑 납하니까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CodeWiz가 임베디드를 떠난 까닭은?
저의 첫 병역특례 회사는 임베디드 장비를 만드는 회사였습니다. 그 때 제가 처음 맡았던 프로젝트는 IP540이라는 장비를 운용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었죠. IP540이란 기계는 196kc 마이크로컨트롤러가 있었고, lcd, 랜카드, 몇 개의 버튼, 바코드 리더기 정도가 달려있는 생산 자동화 장비입니다. 그 때 전 윈도우 프로그래밍이란 일에 한참 염증을 느꼈던 때라 임베디드 프로그래밍이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회로도 보고, 레지스터를 조작하고, 모든 것을 직접 만들기 때문이었죠. 코머 아저씨의 책을 벗삼아 열심히 프로토콜도 공부하고 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첫 작품은 모 업체에 납품되어서 성공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랜카드 칩셋과 씨름한 무수한 날들이 눈녹듯 사라지는 그런 날이었죠.
제가 다음으로 맡게된 프로젝트는 굉장히 위험한 것이었습니다. 전력선 통신 모듈을 개발하는 것이었죠. 이게 왜 위험한고 하니 전력선 통신이라는 것이 220볼트를 그대로 통신 선로로 사용하는 것 입니다. 따라서 테스트 장비또한 220볼트가 그대로 들어오죠. 회로에 결함이 있다면? 내지는 프로그램의 결함이 있다면 골로 가는 겁니다. 5볼트로 장난치는 디지털 세상과는 조금 다르죠. 이 때 사용한 칩은 PIC이었습니다. 8비트 칩이었죠. 단지 전등과 스위치를 연동시켜서 통신으로 켜고 끄는 간단한 일이었습니다. 이 간단한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뼈져리게 느꼈죠. 그 때 당시 결국 스위치를 연동해서 사용하는 것 까지 구현은 했으나 실용성은 제로 였습니다. 왜냐하면 노이즈가 조금만타도 전혀 동작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패리티나 CRC 같은 것들은 완전 쓸모없는 환경이었습니다. 하여튼 그 때 저는 실험 도중 그놈의 스위치가 폭발하는 것을 두번이나 보았고, 그 다음 부터는 사실 칩을 새로 구워서 테스트 하는 것도 두려웠습니다. 그렇게 저의 두번째 프로젝트는 대실패로 돌아갔고, 저는 결국 임베디드를 떠나 다시 윈도우 프로그래밍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때 저에게 김실장님이 하신 말이 아직도 생각나는 군요.
김: "왼손 잽이는 이쪽에서 일하면 안돼."
신: "왜 그런가요?·
김: "왼손있는데 바로 심장이 있잖아. 까딱하면 골로 가는거야...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