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모짜르트가 세상에 난지 25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모짜르트 특집을 많이도 한다. 얼마전 늦은 시간에 MBC에서 하는 모짜르트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나름대로 흥미 위주로 꾸며진 볼만한 다큐멘터리였다. 그날 나온 몇 가지 모짜르트 곡들은 정말 좋았다. 아인슈타인에게 죽음이 뭐냐고 누가 물었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의 주저없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고 한다. "죽는다는 것은 더 이상 모짜르트를 들을 수 없는 것이다"라고...
이 책은 모짜르트가 자신의 삶동안에 가족과 교환했던 편지를 모아서 출판한 것이다. 이 책이 가장 큰 흥미를 유발 시킨 이유는 전적으로 모짜르트의 손으로 쓰여진 것들이라는 점이다. 다른 사람에 의해서 쓰여진 전기같은 경우는 많은 부분 왜곡될 소지가 많다. 반면에 이 책은 자신이 직접 썼기에 자신의 그당시에 한 고민과 걱정이 고스란이 담겨 있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있다. 이 책을 보면 느낄 수 있지만 그의 음악적 재능에 못지 않게 문학적 재능도 출중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 안에는 다수의 컬러 사진과 모짜르트 악보 사진 그리고 실제 편지 원본의 사진들이 담겨있다. 그런 점들 또한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아래는 책의 내용중 인상 깊었던 구절이다. 특히 마지막 문장은 표현이 재미있다.
참, '방탕한 꿈'이라고 하셨던가요? 저는 계속해서 꿈을 꿀 겁니다. 이 땅 위에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하필, 방탕한 꿈 이라니요! 평화로운, 달콤한, 상쾌한 꿈이라고 해야지요! 평화롭거나 달콤하지 않은 것들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많은 슬픔과 약간의 즐거움, 그리고 몇몇 참을 수 없는 일들로 이루어져 이런 제 인생을 만들어낸 현실 말입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친구에게서 전해받은 아버지의 편지를 읽고 충격으로 제 인생은 비틀거리고 있습니다.어릴적 티비에서 "아마데우스"란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물론 본지가 한참 지나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그곳에 등장하는 살리에르란 인물을 통해서 모짜르트의 천재성은 더욱 부각된다. 그 영화를 보고 난 모짜르트는 정말 천재였고 인간이 아닌 존재였다와 같은 생각을 했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그도 우리 모두가 하는 부,명예,사랑등과 같은 세속적인 것에 많은 고민을 했었다는 점이 재밌었다. 모짜르트도 첫 사랑에 실패하였으며, 그의 아버지와 금전적인 문제로 심한 갈등을 겪었고, 그가 결혼하려는 여자를 집안에서 반대하는 상황을 겪었다.
책 내용 전체적으로 돈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 그가 많은 고민을 했음을 볼 수 있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그런 내용은 더욱 많아진다. 참 안타까웠다. 정말 뛰어난 천재가 그런 세속적인 문제로 작곡에 방해를 받는 것이 어찌 보면 전 인류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가 35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것도 그런 것과 무관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짜르트의 명곡을 수록한 시디를 포함한 책 가격치고는 저렴한 편이고 직접 모짜르트가 작성한 편지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편지마다 어떤 상황에서 모짜르트가 쓴 것인지 설명이 붙어 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다. 하지만 번역의 품질은 만족스런 수준은 아니었다. 이 책은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모짜르트에 대한 편견을 바꿀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참고로 모짜르트의 작품은 대부분 K로 시작해서 숫자가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K.525, K.429등과 같은 형식이다. 이는 모짜르트가 생애동안 작곡한 작품 600여점을 1862년 쾨헬이 주제별로 분류하여 자신의 이름 첫자를 따서 번호를 메기는데서 유래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