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이렇게까지 막힐 길이 아닌데 터무니 없게 차들이 막혀 있다. 한참을 지나오니 3차선 길에 교통사고가 나서 2개 차로가 막혀 있었다. 그렇게 사고를 지나 한참을 달려 톨게이트를 지나는데 또 거북이가 된 차선. 멍밍? 톨게이트 위 표지판에 전방에 사고로 1, 2차선이 막혀 있다는 글귀가 스크롤 된다. 비도 오지 않고, 눈도 오지 않고, 단지 조금 흐린 날씨인데 왜케 사고가 많은 것일까?, 라는 생각도 잠시. 사고가 나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오버랩됐다. 그러자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그렇게 또다시 막힌 길을 지나 열심히 달려서 상습 정체 구간에 도착했다. 느림보가 된 차안에서 갑자기 궁금증이 밀려온다. 오늘 내가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은 얼마일까, 라는 생각. 어댑티브 크루즈를 켜두고 "교통사고 확률"같은 키워드로 포풍 검색을 해본다. 대체로 우리나라 사람이 평생 교통사고를 1번이라도 당할 확률은 나오지만 오늘 내가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이 얼마인지는 나오질 않았다. 그래서 한번 역산을 해보기로 했다.
이어지는 모든 내용은 나의 부족한 수학 지식에 기반한 것이므로 오류 및 잘못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는 점 명심해주길 바라면서 계산을 한 번 시작해보자. 이 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일평생 1번이라도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은 35.2%라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은 이 자료에 따르면 83.3세라고 한다. 계산의 편의를 위해서 80년이라고 가정한다.
일평생 한번이라도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이 35.2%라는 말은 일평생 교통사고를 한번도 당하지 않을 확률은 64.8%라는 말이 된다. 일평생 교통사고를 한번도 당하지 않을 확률은 오늘 내가 교통사고 당하지 않을 확률을 사는 기간 만큼 곱한 것이 된다. 결국. 0.648의 80제곱근을 구한다면 한해동안 내가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을 확률, 29200(80*365)제곱근을 구한다면 오늘 내가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을 확률이 나온다. x의 n제곱근은 x^(1/n)으로 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계산을 해보면 0.648^(1/29200) = 0.999985가 나온다. 마침내 내가 오늘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을 확률에 도달했다. 99.9985%,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은 그 반대이니 0.0015%가 될 것이다.
0.0015%라, 생각보다 확률이 너무 낮은 느낌적인 느낌. 인구가 5천만이라고 가정하면 하루에 확률적으로 750명 가량이 교통사고를 경험할 수 있게 되고, 그런 사람들 중 최소 4명을 내가 오늘 아침에 목격한 셈이 된다.
오늘 하루, 교통사고 없이 무사히 출근하게 되어 억세게 운이 좋다고 생각하려고 하였으나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 확률 같다. 확률을 본다면 퇴근길에도 난 교통사고를 겪지 않을 것 같다. 그렇게 오늘도 보통 사람이 보통의 확률로 하루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