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멍거 옹을 추모하며

@codemaru · December 05, 2023 · 6 min read

한국 시간으로 2023년 11월 29일 멍거 옹이 99살의 나이로 타계했다. 찰리 멍거는 본인보다는 버핏의 오른팔로 더 유명하다. 버핏에게 꽁초 투자 보다는 위대한 기업을 적정 가격에 사는 투자가 더 낫다고 알려준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버핏만큼 멍거 옹도 존경하기에 "찰리 멍거 바이블"이란 책을 읽었지만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가 주장하는 격자틀 모형이라는 게 어떤 느낌인지는 알겠지만 그래서 실용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말인지는 모호한 측면이 없잖아 있는 것 같다.

애널리스트는 현금흐름을 예측하려고 방대한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지만(IQ가 높을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살펴보지만) 시간 낭비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투자는 패리 뮤추얼 베팅에서, 예컨데 확률은 50%인데 배당은 3배인 곳에 돈을 거는 것과 같습니다. 가치투자는 '가격이 잘못 매겨진 도박'을 찾아내는 행위입니다.

소질이 있는 분야에서 열정을 발휘해야 합니다. 워런이 발레에 열광했다면 우리는 그의 이름을 투자 분야에서 들어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가끔 다시 90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젊은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93세가 되기 전에 하세요.

-- 찰리 멍거 바이블

유명인을 따라 매매하지는 않지만 멍거 옹을 워낙 존경했고, 나 또한 생각이 비슷해서 한때 알리바바에 투자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그를 신격화해서 투자한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를 통해 확증 편향 같은 건 어느 정도 가진 셈이었다. 결과는 대참패였다. 투자금의 절반을 날리고 손절했다. 알리바바는 지금도 손절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알리바바 매매썰

마윈이 뻘소리를 하면서 공산당 눈에 찍히고, 앤트 그룹 상장이 철회되고, 그의 종적이 묘연하던 그 시기. 알리바바 주가는 떡락했다. 급기야 한국계로 불리는 빌황 사태로 중국 주식인 알리바바의 나락행은 가속화됐다.

존경해마지 않는 찰리멍거가 알리바바를 줍줍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심지어 멍거옹이 사고 알리바바는 더 떨어지고 있었다. 멍거옹보다 싸게 사면 손해는 안보지 않을까라는 아주 나이브한 생각으로 알리바바를 매입했다.

하지만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고 했던가? 주가는 떨어지고 떨어지고 또 떨어졌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면서 미장에 상장된 adr이 상폐된다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너무 떨어져서 급기야 홍콩장에서 본주로 물을 타고 또 탔다. 하지만 주가는 계속 나락.

빅테크 때리기가 과도했다고 판단했는지 경제가 망가지는게 두려웠는데 중국 정부의 빅테크 때리기가 끝이 났다. 마윈이 다시 복귀하고 알리바바 주가에도 잠시 볕이 들었다. 아주 잠시. 그리곤 다시 나락행.

결국 중국은 투자할 곳이 못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물을 머금고 반토막난 주식을 손절했다. 불행중 다행인건 비슷한 시기에 산 엑손모빌 주식에서 난 수익이랑 퉁쳐져서 덜 슬펐다.

  • 매매기록
    2021.06 baba $213 매수
    2021.09 baba $152 매수
    2021.10 HKD 알리바바 $154 매수
    2023.03 baba $89 매도
    2023.05 HKD 알리바바 $84 매도

오늘의 교훈

유명한 사람을 따라 매매하는건 나락가는 지름길이다. 정치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국가에 투자하는건 돈을 삭제하는 101가지 방법 중 하나라는거,,,

@codemaru
돌아보니 좋은 날도 있었고, 나쁜 날도 있었다. 그런 나의 모든 소소한 일상과 배움을 기록한다. 여기에 기록된 모든 내용은 한 개인의 관점이고 의견이다. 내가 속한 조직과는 1도 상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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