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초에 오랜만에 에전에 같이 일을 했던 분들과 술을 마실 기회가 있었다. 모두 다섯명의 개발자가 모인 자리... 그 날의 따끈따끈한 주제는 다름아닌 open의 수위 조절과 관련된 것이었다. 모두의 직업은 다름 아닌 프로그래머... 그들의 머릿속에 든 지식으로 밥벌어 먹고 사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지식이라는 무형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그 경계가 참 애매모호 하다.
지식~~ 어디까지가 내것이고, 어디까지 남의 것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일례로 회사에서 일하는 프로그래머를 생각해 본다면 그가 회사에서 작성한 코드는 회사의 것이라 치부하더라도 그의 코드에 녹아있는 아이디어는 누구것인지 참 애매모호해 진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그 코드야 누구나 짤 수 있는거지만, 그 아이디어는 보지 않고서 생각해 내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그 날... 함께 술을 먹은 개발자 중... 나를 포함한 한명은 어느 정도 절제된 open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으며, 다른 두분은 절대적인 open을... 나머지 한 명은 그저 술만 마셨다... ㅋㅋㅋ~
우선 나를 포함한 절제된 open을 주장한 쪽의 근거는 회사의 이윤과 관계된다. 사실 아이디어라는 것이 별거 아니라는 사실에는 동조를 하지만, 그 별거 아닌걸로 이윤을 창출하는 것은 내가 아닌 회사라는 점이다. 따라서 아이디어를 무조건 적으로 open할 경우 해당 회사의 이윤 창출에 해를 끼치게 될 것이며, 따라서 그 구성원의 한명으로 그러한 일은 바람직 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무조건 적인 open을 주장한 나머지 두 분의 근거는 그러한 것들이 공유되지 않으면 기술 발전의 속도가 더뎌지게 되며, 남이 한 일을 반복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또한 대부분의 open 못할 지식들도 별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점에 무게를 두었다. 실제로 그 중 한명은 친분이 있는 개발자와의 어떤 기술적인 논쟁에서 open되지 않음으로써 소외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마치 GNU 창시자인 스톨만씨가 개발자들이 상업적인 회사로 빠져나가면서 느꼈던 소외감과 비슷한 것이리라 생각된다.
난 종종 뉴스그룹이나 인터넷 개발자 게시판에 답변을 달곤 한다. 그런데 가끔 굉장히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들이 올라오곤 한다. 특정 업체의 특정 프로그램의 구현 방법과 관련된 글이다. 물론 그런 경우 굉장히 두리뭉실하게 접근 방법만 올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때때로 인터넷에 기술 관련 문서를 작성할때에도 그러한 성향이 나타난다. 무엇을 어디까지 적을지 고민하는 것이다.
나 또한 예전에 오픈 소스의 도움을 무척 많이 받았고, 지금도 많은 부분 오픈 소스에 의해서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내가 작성한 무엇인가를 통째로 오픈하는데는 인색한 경향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자리였다. 어디까지 무엇을 오픈할 수 있는가??? 전적인 오픈을 주장하는 그네들 말처럼 어떻게 보면 내가 말하는 회사의 이윤창출은 단순한 오픈을 하기 싫어하는 나의 보호막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난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리눅스를 처음 보았을때의 희열을.... 그리고 gcc로 컴파일 하면서 느꼈던 고마움을... djgpp를 쓰면서 느꼈던 강력함을...
** 이러한 마인드를 어떻게 가져갈지 결정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난 종종 이러한 것들에서 이중적인 나를 보면서 충돌을 느끼곤 한다. 오픈이 좋긴 한데, 막상 내가 하긴 싫다??? 그런거야??? ㅎㅎㅎ~ 그걸 깨닳을때가 되면 어른이 되는 거겠지?? 그래서 난 아직도 아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