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친구놈 친구의 생일 술자리에 따라가게 되었다. 이제는 그런 술자리가 별로 좋지 않음에도 친구의 부탁에 어쩔수 없이 따라가게 되었다. 내가 갔을때, 이미 분위기는 절정이었다. 쌓여있는 술병으로 미루어보아 그네들이 얼마나 많이 취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대략 한 14~5명의 아이들이 한 테이블을 빙 둘러서 앉아있는 분위기... 하여튼 그렇게 좋은 분위기 속에서 나도 그냥 그네들과 인사나 하고 술을 마시고 그러고 있었다...
조금있다 생일자 축하를 위해 케이크가 올려지고 생일 노래를 틀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 여기 술집은 생일 축하 노래를 틀어주면서 곰인형들이 나와서 춤을 줘주는데, 걔네가 아직 출근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술만 마시고 기다리고 있었다 한다. -- 그렇게 노래가 나오고 곰돌이들과 춤을 추고... 재미나게 노는 분위기... 케익 절단식이 이어지고, 이어서는 술잔을 쌓기 시작했다... 이놈들 제대로 논다는 생각이 들었다... 20살도 아니고 25이나 먹어서는 술잔 쌓는 시츄에이션은... ㅠ.ㅜ~ 문제는 그 십배주쯤 되어보이는 술잔이 반정도 비워졌을때 발생했다...
조금은 어색해 보이는 여성 두명... 그들이 우리 테이블로 와서는 케이크를 달라고 한다. 앞장서 있는 한명도 말하는 것이 어눌해 보이고, 뒷쪽에 있는 여자아이는 보기만 해도 바로 지체장애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음. 그런 것을 몰라서 그랬는지, 알고도 그랬는지... 그중 분위기 메이커 한명이 그냥은 줄 수 없다고 갖은 농담을 던져 보지만, 상대측은 잘 이해하지도 못해보였다. 그러다 결국 케이크를 주게 되고, 그 테이블로 두명의 남자 아이들이 따라가게 되었다. 따라간 남자아이들이 금새 돌아오더니, 한참을 그녀들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는다...
여자 커트라인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지수 함수가 증가하듯이 끝없는 험담 덩어리로 이어졌고, 마침내는 술을 가지고온 웨이터에게까지 그 테이블을 조심하라는 말을 건넨다. 더 웃긴건 그 14~5명의 멤버에 다수의 여자 아이들이 있음애도 그들도 같이 그런 것을 즐기는 듯한 분위기였다. 딴지를 한번 걸어보고 싶었으나, 초면에 그러기도 쉽지 않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고 말았다.
몰라서 그렇다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네들은 버젓한 국립대학 삼학년들이었다.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말하기에 그네들의 가방끈은 너무 길어보였다. 단지 생긴게 조금 다르다는 이유, 그들의 행동이 조금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이유로 갖은 추측성의 발언과 야유를 보내는 그들은 정말 비겁해 보였다. 그러면서도 다음날 아침이 되면 우리나라는 장애우에 대한 복지시설이 미흡하다고 외쳐대겠지...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그렇게도 힘든 일이라는걸 새삼 깨닿게 된 술자리였다. 그들의 자식이, 그들의 형제가, 그들의 부모가 언젠가 그런 것을 당하게 된다면 그때는 알게 될까? 아니 그래도 모를지도 모른다. 직접 겪어 보기 전까지는 그것이 어떤것인지 조차 모르겠지... 누군가의 입장을 진지하게 이해하는 것은 정말 힘든일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