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잘 하면, 군대를 안 간다라...

@codemaru · January 06, 2005 · 7 min read

끄레워즈님의 게임을 잘 하면, 군대를 안 간다라...( '')a[Hmm?]에 대한 트랙백

일단 사람들은 군대 이야기만 나오면 성격이 날카로워 지는것 같다. 왜냐하면 대부분 자신들을 피해의 온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역 100중 100은 아마도 자신이 다녀온 부대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든 부대였다고 주장할 것이고, 그들과 술을 마시게 된다면 특공 무술을 안배운 사람은 한명도 없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난 병역특례라는 제도를 통해서 군대를 피해간 운 좋은 케이스였다. 원래 눈이 별로 좋지 않아서 공익판정을 받았고, 공익으로써 지하철에서 푸쉬맨을 하는것 보다는 IT업체에서 일하는 편이 더 낳을 것이란 생각에 특례를 받게 되었다.

현역으로 군대를 필했다는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다. 2년간 그 감옥아닌 감옥속에 같혀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들 누군가가 특혜를 받는다거나 면제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신경질 적이 되는 것 같다~

원글에도 나왔듯이 최근에 프로게이머에게 특례를 준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원문에서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군이 하는 일들이 비생산적이며, 유명한 게이머들이 국위선양을 한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들의 특례에 반대하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난 끄레워즈 님과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1. 프로게이머들이 하는 일들은 비 생산적이다.

여기서 과연 무엇이 생산적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인간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듦"을 생산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아기 분유를 만들거나, 자동차를 만들거나 하는일들이 속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부분 IT에서 특례를 받고 있는 이들은 무엇을 생산하는가? 소프트웨어? 그것은 물건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런 잣대에서 보자면 대부분의 특례생들또한 비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전적 의미가 아닌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생산적이라 함은 뭔가 유용한 것들을 창출해 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범주엔 소프트웨어는 물론이거니와 프로게이머들도 포함될 수 있다. 프로게이머들이 무엇을 생산하냐고? 그들의 게임을 통해 다른 사람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일들은 충분히 생산적이라 할 수 있다. 적어도 버그투성이의 프로그램으로 고객을 괴롭히는 일보다는 그것이 훨씬더 생산이라고 생각한다.

  1. 유명한 게이머들이 국위선양을 하지 않았다.

이것또한 기준이 모호하다. 국위선양이 무엇인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서 틀려질 수 있는 것이다. 난 그들이 세계게임대회(WCG)에서 우승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국위선양을 한것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별것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과연 세계게임대회(WCG)에서 우승을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 세계대회의 우승은 정보처리기사 시험에 합격하고 회사에 입사하는 것보다는 훨씬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더 나아가 그럼 IT 업계에서 종사하는 프로그래머들에게도 동일한 기준을 제시해 보자. 프로그래머 중에 국위를 선양한 사람은 몇명이나 되는가? 프로게이머에게 WCG가 있다면, 프로그래머에겐 ACM ICPC정도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ACM ICPC에서 우승한 사람은 한명도 없을 거니와, 그 대회에 참가한 사람도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 동일한 세계대회인 것이다.

단지 게임이라는 이유로 그들을 무시하지 말았으면 한다. 또한 그러한 기준으로 그들에게만 가혹한 기준을 제시할 필요는 없다. 그들은 프로다. 게임이나 하면서 놀고먹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살기위해서 게임을 하는 것이다. 하루에 한두시간 즐기는 차원이 아니라,... 열시간씩 한가지 게임을 연구하는 것이 프로게이머다. 난 그런점에서 충분히 그들에게 병역특례의 헤택을 주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 2023-11-19
2023년 아시안 게임에 이스포츠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고, 금메달을 딴 선수들은 병역특례를 받게 되었다. 18년이 걸렸다. 하지만 사회적으론 여전히 논란이 있다.

@code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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