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수필이 읽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충동 구매한 책 중의 하나다. 뭔가 사랑이라던지 아니면 감성에 관한 짧막한 글들을 읽고 싶었다. 냉정과 열정사이로 유명한 에쿠니 가오리의 수필집이란 점이 내가 구매하는데 더욱 뽐뿌질을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처음 책을 받고 든 생각은... 이런 작은 분량의 책을 굳이 하드커버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총 페이지수가 200쪽도 되지 않는데... 좀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드커버가 아니었으면 책값은 반값으로도 충분했으리라... 흐흐~
수필의 주된 소재는 그녀의 결혼 생활이다. 그녀가 한 외간 남자와의 결혼을 통해 알지 못했던 것을 경험하고 느낀것들을 담담하게 풀어낸 것들이다... 처음 도입부를 읽을때까지만도 난 그녀의 결혼 생활이 내가 생각한 것이랑 너무 다름에 다소 놀랐다. 성공한 한 소설 작가의 결혼 생활치고는 ㅡ.ㅡ# ... 하지만 하나하나 읽어갈 수록 그 속에 묘한 그들만의 행복이 존재함을 느꼈다... 그리고 끝으로는 나도 한번쯤 누군가와 같이 생활해 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책속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부분은 어리광에 대하여란 부분이었다... 아래와 같은 말이 나오는데 그 동안의 나의 생각에 많은 변화를 주기에 충분한 구절이었다... 왜 저렇게 사소한 것을 몰랐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는 편이 서로를 길들이는 것보다 훨씬 멋진 일이니까..."
나도 이젠 누군가를 길들이려고 하기 보단,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음... 같은 장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오는데, 마치 나의 이상형을 읊조리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어 깜짝 놀랐다.. 적당히 어리광을 피울줄 아는 여자... 남자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여자... 그런 여자가 미래의 나의 반려자이길 바란다... ^^
나는 남편과 있을 때는 무거운 것을 절대로 들지 않는다. 무거운 것은 남편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밤길은 같이 걸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안에 벌레가 들어오면 잡아줘야 하고, 때로 사치스런 초콜릿을 사다주면 좋겠고, 무서운 꿈을 꾸면 안심시켜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