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

@codemaru · November 08, 2004 · 4 min read

수능 시험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후훗...
1999년 11월 그 날이었지...
후배들이 권하는 커피도 뒤로한채...
그 높디높은 동의공전 딱딱한 의자....
이제는 몇반에서 시험쳤는지도 기억나지도 않는군...

그 때 무지하게 떨었었지...
음... 내 머리털 나고 심장 박동수가 그렇게 빨리 뛴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내용은 마치 귀를 거치지도 않은 듯한 느낌...
무엇을 들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시간이었지... ㅋㅋㅋ

음... 그렇게 무지하게 떨면서 언어영역, 수리영역을 끝내고 점심 시간...
훗... 그때까지도 정신이 없었지... 밥을 입으로 먹는지 코로 먹는지...
알지도 못한채 먹고는... 맞이한 수리탐구영역2 시간...
시험은 다시 긴장속에 시작되었다...
평소에 수탐2는 좀 넉넉하게 풀던 편이어서 그랬을까...
긴장이 좀 풀리기 시작하더니...
아랫도리에서 신호가 오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헉... 그렇다...
선생님부터 누나까지,,, 말해줬던 점심시간 화장실을 깜박했던 것이다...
훗... 대략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평소 선생님들이 화장실 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였을까?
감독관에게 찍소리도 하지 못하고 텍스트를 읽고 있었다..
사탐을 풀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텍스트가 좀 적은 과탐부터 풀었다...
훗... 그래도 머리에 안들어오긴 마찬가지... ㅋㄷㅋㄷ...
진짜 잠시라도 거기서 신경을 빼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았다..

그순간이었다...

1분단 앞쪽에 앉는 녀석이 화장실에 간다고 손을드네...
나도 잽싸게 같이 손을들어서 같이 갈 수 있었다..
선생님들의 말은 단순히 겁주기에 불과한 것이었다... ㅋㅋㅋ
그 말을 순진하게 믿고 20분 가량을 허비해 버린 것이다...
화장실에 다녀와서 문제를 다시 보는 순간,..
내가 풀어논게 모두 잘못되었다는 걸 알게되었다..
훗... 그나마 수탐2는 시간이 길어서 모두 다시 풀고 답지를 제출할 수 있었다..
아마 그때 내가 화장실에 가지 못했다면 난 재수를 해야 했을 것이다...
지금도 그때 나를 화장실에 보내 준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화장실은 꼭 가야한다...
평소에 소변을 잘 보지 않는다고...???
그래도 가라... 나 학교에서 하루에 한번도 화장실에 가지 않는 편이었다...
기필고 가야한다...

점심시간 화장실... 그 사소한게 여러분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

@code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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