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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이었던 것 같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는 글을 인터넷에서 보게 되었다. 글이 참 인상적이었던지 예전에 잠시 했던 이글루에도 글을 퍼다 올려 두었다. 맘에 드는 글이라 글쓴이가 어떤 사람인지 검색해 보았는데 드라마 작가라 했다. 에세이 집은 쓰지 않는다 했다. 아쉬웠다. 몇 년이 지났다. 집에 놀러 온 녀석이 본다는 "그들이 사는 세상", 내가 좋아할 법한 드라마는 아니었다. 두 편을 보았는데 한 편에 혜교씨 나레이션이 있었다. "화이트아웃 현상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다"라고 시작하는 나레이션 내용이 제법 맘에 들었다. 작가가 노희경이라 했다. 그랬던 그녀가 이번에 에세이 집을 전격 출간했다. 법정 스님의 수필집이 나왔을 때도 사야지 하고 맘만 먹고 있었는데, 과감하게 질러 보았다. ㅋ 화이트아웃 현상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다.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담은 글들이 몇 편 있었는데, 불효를 많이 해서 그런지 심히 공감이 갔다. 특히나 아래 부분을 읽으면서는 조금 반성 했다. '잘해야지' 하는 다짐도 했다. 다시 태어나도 성여사의 막내 아들을 하고 싶을 만큼 훌륭한 부모님이시지만 아마 부모님은 싫어하겠지 ㅋㅋㅋ~ ... 아픈 기억은 많을 수록 좋다는 내용들 ...10년을 두고 다시 쓴 글이 하나 있었다. "드라마는 왜 꼭 재미있어야 하나?"라는 제목의 글로 이것도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있었다. 물론 10년 후에 다시 쓴 부분에 대해서는 못 읽었었지만. 10년이란 시간은 그녀를 조금은 겸손하게, 조금은 유하게 만든 듯 싶었다. 나이가 들면 겸손해지고, 온화해지고, 사려 깊어 진다는 말이 거짓은 아니었단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이었다. '10년 후에 내가 쓴 글을 보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프로그래머 적인 입장에서 10년 전에 내가 쓴 코드들을 보면 정말 어처구니 없을 때가 있다. 물론 꼭 10년이란 시간 때문만은 아니다. 어제 쓴 코드도 어처구니 없을 때가 있으니... ㅋㅋㅋ~ 제법 오랜 기간 틈틈이 써 둔 것을 모아둔 것인데도, 아껴보고 싶을 만큼 몇 편 안 되는 에세이가 아쉬웠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노희경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됐고, 조금은 공감을 했고, 조금은 위로를 받았다. 영롱한 표현이 넘치는 그녀의 글은 읽는 내내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또한 그녀의 당돌한 문체는 읽는 사람들에게 힘을 준다. 마치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 한 알의 아스피린과 같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