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프로그래머의 일상사~@@
프로그래밍, 컴퓨터, 그리고 일상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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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2 14:44
공명의 지혜
신입 개발자를 위한 조언
공명의 지혜
신영진 codewiz@gmail.com, http://www.jiniya.net

언젠가 부모님과 함께 병원을 간 적이 있었다. CT 촬영 결과를 다른 병원에서 다시 판독하기 위해서였다. 단순히 CD에 들어있는 정보를 불러서 그 화면을 보고 소견을 들으면 되는 간단한 과정이었다. 그런데 찾아간 병원의 의사 분이 소프트웨어에 익숙하지 않아서 인지 2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정보를 불러오질 못하고 있었다. 급기야 옆에 있는 간호사에게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물어보기까지 했다. 답답한 마음에 옆으로 가서 컴퓨터 모니터를 잠시 쳐다보았다. 모르는 게 당연하겠다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 프로그램 화면은 마치 우주선 조종석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틀을 가지고 세상을 본다. 개발자도 그들만의 틀을 가지고 세상을 본다. 많은 개발자들이 범하는 가장 큰 오류 중에 하나는 사용자가 자신들만큼 똑똑하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실수가 잘 나타난 대화상자가 <화면 1>에 나와있다. 사용자는 단지 지하철의 최단 거리를 검색하고 싶을 뿐인데 그들에게 요구하는 사항은 너무 가혹하기 짝이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화면 1 개발자가 디자인한 최단 거리 검색 대화상자

일반적인 사용자가 <화면 1>과 같은 대화상자를 만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여기서는 딱 두 가지 반응이 있다. 뒤도 보지 않고 확인 버튼을 누르는 사용자가 첫 번째이고, 매뉴얼에서 이 부분을 검색해보는 사용자가 두 번째이다. 첫 번째 사용자들은 이후 최단 거리 검색이 자신이 짐작한 것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프로그램을 신뢰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한다. 반면 두 번째 사용자들은 매뉴얼을 읽어보고 자신이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나온다면 지레 겁을 먹고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게 된다. 전자든 후자든 개발자가 대화상자를 디자인한 의도와는 맞지 않는다.

이러한 이야기가 비단 일반 사용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에 필자는 하드 디스크의 자료를 완전 삭제하기 위해서 관련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적이 있었다. 그 소프트웨어의 완전 삭제 설정 창이 <화면 1>과 같은 구조였다. 필자가 이해하기에는 모두 난해한 단어들이었다. 또한 도움말에도 구글 검색을 통해서도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필자는 그 소프트웨어를 바로 삭제해 버렸다.

주위를 돌아보면 특별한 기술이 없어 보이는 소프트웨어 임에도 꾸준히 사용자들이 찾는 프로그램도 있고, 뛰어난 기술력으로 무장한 것 같은 프로그램인데도 사용자에게 외면 받는 프로그램도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필자가 느낀 가장 큰 차이는 그 두 제품의 개발 시점의 차이였다. 전자는 사용자의 시점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후자는 개발자의 시점에서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공명이란 고유진동수가 갈은 외력을 주기적으로 받아 진폭이 증가하는 물리 현상을 말한다. 소프라노 고음에 옆에 있는 유리잔들이 깨지는 영화 속 장면에서부터 일상 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전자레인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공명 현상을 찾을 수 있다. 단순한 물리 현상이지만 필자는 이 속에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 하나가 역지사지의 정신이다. 때로는 컴퓨터는 잠시 잊고 사용자의 입장에 서서 고민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2008/02/19 03:37
책: 먼저간 이의 발자취
요즘 블로그에 신경을 너무 못썼네요.
사실 하루 하루에 신경을 못쓰고 사는 것 같습니다. ㅠㅠ
zextor님께서 친히 넘겨주신 바톤 릴레이에 대한 글입니다.
넘겨주신지 십만년은 된듯한데 이제사 글을 남기게 되는 군요... 흐흐흐~

최근 생각하는 책이란?
어려서는 책을 싫어했고, 조금 지나서는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 마르고 닳도록 읽었으며(교과서), 건방진 생각이 머리에서 피어날 때에는 없이 살아도 큰 지장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정말 아트같은 한 권을 접하게 되면 그런 생각들이 다시 금새 꼬리내리곤 했죠. 요즘은 책이란 그냥 먼저 간 사람의 발자취란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 사람이 생각한 것. 그 사람이 고민한 것에 대한 그 사람의 의견을 적어 놓은 정도랄까요?

책이 주는 감동
아직 이것을 느껴보지 않으셨다면 정말 불행하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좋은 책 한 권은 무한한 감동을 주죠. 저에게 처음으로 감동을 준 책은 아마도 어렸을 때 읽었던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린 나이에 읽으면서 주구장창 펑펑 울었죠. 아마 제가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던 최초의 책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는 기술 서적들을 많이 읽었는데, 그런 책의 감동은 앞선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와는 사뭇 다르죠. 기술 서적에서 느껴지는 감동은 필자의 내공입니다. 같은 문제를 고민했는데 자신은 전혀 생각도 못했던 방법을 필자가 제시해줄 때의 통쾌함이죠. 꽉 막힌 속이 쏴악 내려가는 그 기분은 느껴 보신 분들만 알꺼예용 ㅋㅋ

직감적으로 다가온 책
안타깝게도 이런 종류의 책은 잘 없는것 같습니다. 저는 음식이나 책이나 실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주로 다른 사람의 평을 듣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딱히 그래도 고르라고 한다면 "C로 하드웨어 주무르기"란 책을 고르고 싶네요. 중학교때 친구 녀석의 책을 뺐어다 읽기 시작한 것인데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친구 녀석의 집에서 그 책을 발견한 순간 바로 가져가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얼마전에 서점에서 보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정말 대단한 책이었습니다. 그 책의 수많은 예제를 테스트하면서 정말 많은 공부를 했죠. 물론 사실 그 때 배운 것들이 지금 큰 도움이 되진 않지만 그 시절 시스템 프로그래밍이란 것을 가르쳐 준 고마운 책이었던 것 갈습니다.

좋아하고 싶고 같이 독서하고픈 사람
음 아리따운 여성분이면 되지 않을까요? ㅎㅎ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읽고 눈물을 흘린 정도의 감수성, "연금술사"를 읽고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정도의 진지함,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읽는 정도의 괴팍함? "논어"정도를 즐길 수 있는 정도의 지적인 면모를 갖추신 20대 이상의 XX 유전자를 가지신 분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죠.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웨어를 구독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좋을 것 같네요. 근데 그런 사람이 저랑 같이 독서하고 싶어할지는 의문입니다. ㅋㅋㅋ

세계에 책이 없다면?
아마 세상에 책이 없었다면 지금도 돌도끼를 다듬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책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지혜를 전해주는 마법과 같은 존재니까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증명되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고, 아직도 고려청자의 빛깔을 재현할 수 없다는 사실만 보아도 누군가의 고민이 전파되는 것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단축시켜 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코드를 만드는 것도 똑같죠. codeproject나 devpia같은 사이트가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아주 조악한 수준의 응용 프로그램들을 사용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전체적으로 지식이란 측면에 초점을 맞춘듯 보이지만 -- 제가 기술 서적을 주로 읽어서 그런지도 모르겠군요. -- 다른 어떤 장르보다 책이 가지는 예술적 가치도 무시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책보단 드라마나 영화가 재밌긴 하죠. ㅋ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맨 마지막 페이지에 있던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뜨겠지"란 문장이 생각나는 밤이군요. 보기보다 스칼렛은 강한 여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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