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링크... :: 2009/01/30 01:03


기욤 뮈소,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173 페이지... 첫째줄...
8초.
에단은 미간에 잔뜩 주름을 잡고 여자가 읽고 있는 책의 제목을 읽으려 애쓴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7초.
에단은 불행히도 밀란 쿤데라의 소설을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다. 그가 자란 보스턴 남부에서는 쿤데라를 읽는 사람이 없다. 그가 일했던 작업장의 사람들도 쿤데라를 읽지 않았다. 그는 아주 뒤늦게 교양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므로 아직 따라잡을 게 많다.
설날 부산에 갔다가 책을 한 권 들고 왔다. 《상실의 시대》, 《호밀밭의 파수꾼》, 《이방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있었다. 뭘 가져와서 다시 읽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밀란 쿤데라의 책을 들고 왔었다. 사실 내가 들고 왔었어야 하는 책은 피천득님의 《인연》이었다. 누구한테 주려고 들고올 생각이었는데 깜박한 것이다. 여튼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읽던 책을 잠시 덮었다. 침대 뒤에 있는 책을 집어 든다. 민음사에서 2006년 펴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사이에 끼워진 책갈피가 떨어진다. MVP 포스트 잇이다. 뒷편에 사진이 붙어있다. 스티커 사진. 제법 잘나온 사진이다.

전화벨이 울린다. 사진 속 주인공이다. 참 우연치고는 얄구지다. 요새 어케 사는지, 농이나 몇 마디 주고 받고는 끊는다.

사진을 치운다. 다시 기욤 뮈소의 책을 집어든다. 참 얄구지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닌다. 왜 그 책을 들고 왔고, 왜 그 부분에 그 책이 언급되었고, 왜 그 때 그 책을 다시 폈고, 왜 그 때 사진이 들어있었고, 왜 그 때 전화가 왔을까. 세상은 얄구지니깐...

책에 집중이 안된다. 그 날 생각이 났다. 와우를 하다가 모진 말을 했던 그 날...

그 생각이 와우로 오염되려는 찰나, 다시 전화벨이 울린다. 정말 웃긴 날이다. 12시 넘어서 전화벨이 두 차례 울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평소 나의 생활을 비추어 봤을땐 말이다. ㅋㅋ~ 모르는 번호다. 받을까 말까 고민한다. 그러다 받는다. 여자 목소리가 들린다. 남자 목소리가 들리면 그것도 좀 웃긴 이야기니깐. 예전에 와우를 같이 하던 애다. 공대장의 여자친구 님이시던가? ㅎㅎ~ 여튼 넷이서 술마시며 내 이야기를 하다 생각나서 전화해봤다고 한다. 공대장인 남자친구를 바꿔준다. 요새도 공대를 한다는 이야기. 옛날 검사 트라이 할 때가 생각난단 이야기를 한다. 그리곤 고고라는 아주 재미난 녀석이 서울와서 같이 만나고 있다는 이야기도. 언제 한 번 술이나 한 잔 하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전화를 끊는다.

반가운 마음에 공대 카페에 들어가서 몇 자 끄적이고 나온다.
참 이상한 일이긴 하다. 1시간 사이에 벌어진 일치곤 말이다.
'로또나 사볼까'하는 생각이 드는 지금...
잠이나 자야지...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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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voss | 2009/01/30 08: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신영진의 <인연> 라이브 수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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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dewiz | 2009/01/30 12:04 | PERMALINK | EDIT/DEL

      뒤에 가니 <호밀밭의 파수꾼>도 나오더군요. ㅎㅎ^^
      써놓고 다시 읽어보니 별 일 아닌것 같네용...
      그 때는 디게 신기했었는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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