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생각: 오버 포지셔닝과 롤 모델

@codemaru · May 25, 2007 · 6 min read

우리는 누구나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어려서는 위인전을 많이 읽고, 나이 들어서도 다른 사람들의 석세스 스토리를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또한 그런 방법론을 담은 책들은 늘 베스트 셀러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성공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주기를 바라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성공을 갈망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잘못된 생각이 오버 포지셔닝 입니다. 자신의 능력 밖으로 자신을 위치시키는 것이죠. A란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너무나도 빨리 성공을 하고 싶어합니다. 좋은 대학을 졸업해서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게 됩니다. 그래서 회사 내부에서 자신의 능력 밖의 일들에 더 많이 참여합니다. 그럴수록 그가 실패하는 횟수는 늘어나고, 점점 더 많이 능력 밖의 일들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가속도가 불게되고 궁극에 그는 헤어날 수 없는 위치로 가게 됩니다. 도박과 똑같습니다. 재미로 하다가, 본전 생각이 나고, 집까지 다 날리는 것이죠. 적당한 수준의 도전 정신은 사람을 발전시키지만 지나치면 아주 위험합니다. 적당한 CPU 오버 클럭은 속도 향상이 되겠지만 지나치면 CPU가 타버리는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오버 포지셔닝의 또 다른 모습은 롤 모델에서 나옵니다. 흔히들 자신의 진로를 고민할 때, 자신의 이상적인 롤 모델을 설정하기도 하고, 그 사람의 커리어 패스를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이 좀 지나치게 되면 자신은 없어지고 또다른 롤 모델의 클론이 한 명 나오는게 됩니다. 누가 SSM들어가니까 나도 들어가야 하고, 누가 논문을 쓰니까 나도 써야 하고, 누가 머를 만드니까 나도 만들어야 하고, 누가 어디 들어갔으니까 나도 들어가야 겠다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자신의 위치와 관심사는 전혀 논외로 하고 철저하게 롤 모델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죠. 행복인지 불행인지 저런 과정이 모두 성공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롤 모델과 동등한 위치에 섰습니다. 과연 그 사람은 성공한 것일까요? 그 사람은 행복할까요?

설날에 경제 비타민인가 하는 TV 프로에 특집으로 김생민씨가 나왔습니다. 그가 10억을 모은 스토리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김생민씨가 10억을 모은 과정보다는 다음과 같은 한 마디가 더 많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기억에 남는대로 쓴 것이기 때문에 실제 이야기와는 다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논조는 비슷했습니다.

IMF가 지나고 MC갈은 것이 생기면서 후배들의 출연료가 나보다 많아지는 일들이 생겼다. 처음에는 그것 때문에 고민도 많이하고 자신에게 실망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그들에게, 나는 나만의 역할과 위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 이상 그들을 동경하지도, 질투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습니다.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깨닳았다는 부분이 핵심입니다. 그것이 만족이고, 그것이 행복이고, 그것이 성공입니다. 이것을 모르면 평생 모짜르트를 쫓아다닌 살리에르와 같은 괴물이 되는 것입니다. 그가 모짜르트가 될 수는 없습니다. 모짜르트가 될 필요도 없습니다. 그에게는 그만의 음악이 있고, 그만의 색깔이 있습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수많은 성공 방법론 책들은 모두 다 다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왜 일까요? 그 책을 쓴 사람과 읽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성공, 행복 이런것을 찾기 위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을 찾는 것입니다. 나는 누구이고, 나는 무엇을 잘 할 수있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이죠. 늘 그렇듯이 언제나 해답은 자기 자신에게 있습니다.

@code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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