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스케치] 100인 기업은 얼마나 많을까?

언젠가 모 회사 분과 이야기를 하다 그런 말을 들었다. 회사가 어려운데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가 대표의 욕심 때문이라는 이야기였다. 대표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는 규모로 회사를 유지하려는 욕심이 있다는 말이었다. 100인 기업, 100억 매출 이런 상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싶어한다는 말이었다. 난 상징적인 이미지보다는 실속을 더 따지는 편이라 100명이서 100억 버는 회사 보다는 2명이서 3억 버는 기업이 더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막연하게 100명, 100억 하는 회사가 흔하지는 않아도 자부심을 가질만큼 귀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상상했다.

그런데 현실은 아니었다. 어제 팩트 체크를 보다가 우연히 아주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업 분야를 불문하고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기업 중에 100인 이상의 종업원을 고용한 기업이 무려, 당황스럽게도 0.8%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아래 그림처럼 말이다. 8%도 아니고, 무려 0.8%다. 소프트웨어 기업은 일반적인 기업보다 보통 작은 규모인 경우가 많으니 100인 기업은 비율이 훨씬 더 낮을지도 모른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10명 이상 고용한 사업체도 전체 기준으로 봤을 때는 상위 15% 안에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30인 이상은 상위 4%에 포함된다.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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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체크니까 구라 자료는 아닐꺼라 생각했지만 0.8%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화면에는 나오지 않은 30-49인, 50-99인의 세부적인 비율도 궁금해서 좀 찾아봤는데 아마도 JTBC의 자료는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아래 자료에 기반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아래 자료 수치대로하면 30-49인은 전체 사업체 중에 2%를, 50-99인은 전체 사업체 중에 1.25%를 차지한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100인 이상 기업이 전체의 0.8% 밖에 되지 않는데 내 주변 사람들은 거의 대다수가 100인 이상 기업에 다니기 때문이다. 그건 사업체 수가 아닌 해당 사업체에서 근로하는 근로자수를 비교해야 비로소 의문이 풀린다. 옆에 있는 상용 근로자를 기준으로 데이터를 뽑아보면 아래와 같이 나온다. 100인 이상 기업체 수는 전체 기업체에서 0.8%를 차지하지만 해당 업체에 근무하는 상용 근로자 수는 전체 근로자에서 27%를 차지한다. 그러니 100인 이상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은 쉽게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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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기업 규모별 종사자수 계산

다시 앞으로 돌아와 보면 몇 해 전 내가 했던 상상은 현실이 아니었다. 100인 이상 종업원을 가진 기업은 나의 상상보다 훠얼씬 더 작았다. 0.8%라니, 거기다 그 인원으로 100억 매출을 하는 회사는 훠얼씬 더 작을지도 모른다. 대표 입장에서는 충분히 가지고 싶을 만한 상징적인 이미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회사 외형이나 규모가 전부는 아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