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codemaru · October 29, 2005 · 2 min read

어제 회사앞 교차로에서 교통 사고가 났다. 5톤 가량 되는 긴 덤프트럭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자전거 탄 아저씨를 친 것이다. 앞바퀴로 짓눌려 버려진 그 아저씨는 한참동안이나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죽은 것일까? 한참동안이나 회사 사람들 사이에서는 무성한 이야기들만 오고갔다. 횡재를 한거라느니, 트럭 기사가 재수가 없었다느니, 횡단보도가 너무 위험하다느니, 보험금이 얼마라느니, 가족이 편하겠다느니, 제일 먼저 오는 병원이 장사가 잘될거라느니...

그렇게 십분, 이십분 정도가 걸려서야 구급차가 왔고, 그 아저씨를 싣고 떠났다. 오후가 되어서는 그 트럭 기사와 사고난 당사자 가족간의 싸움이 하루종일 그 횡단보도에서 벌어졌다... 급기야는 다시 트럭을 끌고와서 사고난 위치에 세우기도 했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싸우게 만드는 것일까?

지금은 운명을 달리했을 지도 모를 그 아저씨에게... 우리가 던진 말에... 사고를 낸 가해자가 던진 말에... 그 가족들이 뱉은 말에도... 어느 말에도... 정작 알맹이는 들어있지 않았다...

단지 우리는, 가해자는, 그 피해자 가족들은 그 사고 앞에서... 상업용 게산기 하나를 들고, 누가 이득인지 누가 손해인지 계산만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가끔 뭐든지 돈으로 환원시켜버리는 자본주의가 섬짓할 정도로 무서울때가 있다.

@codemaru
돌아보니 좋은 날도 있었고, 나쁜 날도 있었다. 그런 나의 모든 소소한 일상과 배움을 기록한다. 여기에 기록된 모든 내용은 한 개인의 관점이고 의견이다. 내가 속한 조직과는 1도 상관이 없다.
(C) 2001 YoungJin Shin, 0일째 운영 중